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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원가율 하락’ 한줄기 희망… ‘상품 의존’ 탈피는 갈길 멀어
제약사, ‘원가율 하락’ 한줄기 희망… ‘상품 의존’ 탈피는 갈길 멀어
  • 김정일 기자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6.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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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매출원가율 전년比 0.7% 소폭 하락, 업계 수익성 개선 노력 보여
올 1분기, 상품원가율 68.7% vs 제품원가율 53.4%
원가율 높은 상품에 의존하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제품과 상품, 어떤 전략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양상이다. 자체생산 제품 판매에 주력했던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 반면, 외부상품 도입에 의존했던 기업들은 매출이 성장해도 수익성 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제품 개발 역량이 충분한 주요제약사들이 상품매출에 의존하는 행태가 문제로 드러났다. 주요제약사들의 상품매출 원가율은 평균 68.7%에 달한 반면, 제품매출 원가율은 평균 53.4%에 불과했다. 매출원가가 낮아질수록 영업이익이 커지는 만큼, 매출원가를 낮추기 위한 자체 제품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사 30곳의 2020년 1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기업별 상품과 자체 제품의 점유율 추이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매출이익률을 들여다봤다.

우선, 전체 매출에서 자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인 곳은 12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의 평균 제품매출 비중은 지난해 90.8%에서 91.3%로 소폭 상승했다. 제품비중이 80% 이상인 곳은 하나제약, 유나이티드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리들제약, 삼진제약, 신일제약, 삼천당제약, 한미약품, 휴젤, 동국제약, 유유제약, 동성제약이었다.

제품 비중 80% 이상 기업, 이익률 ↑ vs 80% 이하는 수익성↓

이렇게 자체 제품 비중이 80% 이상인 곳 중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유나이티드제약(전년비 영업이익 11.4%↑), 삼성바이오로직스(흑자전환), 신일제약(81.8%↑), 한미약품(10.8%↑), 동국제약(33.3%↑), 유유제약(60.1%↑) 등 6곳이었다. 이들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5곳은 제품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제품매출 비중은 작년보다 0.5% 감소했지만, 제품 매출액이 785억 원(전년비 제품매출 64.4%↑)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매출에서 자체 제품 비중이 80% 이하인 곳은 18곳에 달했다.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제품 비중은 총 매출에서 가까스로 절반을 넘긴 54.0% 수준이었다. 이는 전년(55.6%)에 비해 1.6% 더 줄어든 규모다.

제품 비중이 80% 이하인 곳 중 상품매출이 증가한 곳은 부광약품, 일동제약, 화일약품, 종근당, 유한양행, 한독, 명문제약, 한미약품, 동성제약, 휴젤, 신풍제약, 광동제약, JW중외제약, 대웅제약, 영진약품 등 15곳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중 부광약품(54.4%↓), 일동제약(적자전환), 유한양행(82.4%↓), 명문제약(적자지속), 동성제약(적자지속), 휴젤(25.1%↓), 광동제약(11.2%↓), JW중외제약(적자전환), 대웅제약(55.9%↓) 등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모두 제품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매출이 늘어나도 제품비중이 감소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한미약품(10.8%↑), 영진약품(11.9%↑) 등의 기업은 상품비중과 제품비중이 동반 성장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

결과적으로, 총 매출에서 자체 제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 중 다수가 수익성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도입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난 기업은 수익성이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상품과 제품의 원가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수익성과 직결되는 매출이익률도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 즉, 상품비중이 크면 외형성장은 달성했지만 실속은 없었다는 의미다.

제품비중이 낮았던 18곳의 매출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외형은 평균 8.5%가량 성장했지만, 평균 매출이익률은 36.0%로 전년(36.4%)보다 오히려 조금 감소했다. 기업이 외형적으로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평균 매출이익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 감소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제품비중을 늘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기간 상품 매출원가율이 같아도 고정적인 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제품비중이 낮은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제품비중이 전년보다 떨어진 곳들 중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들이 다수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 명문제약은 적자 신세로 전락했고, 광동제약(전년비 영업이익 11.2%↓)과 유한양행(82.4%↓), 대웅제약(55.9%↓), 부광약품(54.4%↓) 등 제약사들도 제품비중이 떨어지자 영업이익 감소를 면치 못했다.

평균 매출원가율 0.7% 소폭 하락, 업계 수익성 개선 노력 보여

이 같은 실적 차이는 매출 원가에서 결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원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요된 비용과 외부 도입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구입 당시의 원가를 나타낸다. 때문에 자체 제품이 많은 곳은 원가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상품 비중이 높은 곳은 원가율이 높아지게 되는 셈법이다. 즉, 원가가 낮을수록 매출이익률은 높아진다는 의미다.

한편, 이번조사 대상 30곳의 지난해 상품과 제품을 합한 평균 원가율은 57.0%였다. 지난 2017년 57.7%보다 소폭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제품비중이 늘어나면서 원가는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매출이익률도 42.3%에서 43.0%로 업계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보다 수익성 개선의 희망을 보인 것.

상품매출 원가율 68.7% 수준, 관리비 감안 시 80% 전후 추정

광동제약, 2000억 원 상품매출 중 영업이익은 20억?

매출원가가 공개된 11곳의 평균 상품매출 원가율은 68.7%로 나타났다. 간접 경비인 판매관리비를 약 10% 포함하면 80% 전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중 광동제약이 89.2%로 가장 높은 매출원가율을 기록했고 한미약품(85.9%), GC녹십자(78.1%), 신일제약(71.7%) 등 기업이 뒤를 이었다.

광동제약의 경우 상품 매출로 1분기에만 2,074억 원을 기록했다. 원가율 89.2%로 관리비 10%의 비용을 가산할 경우 약 1% 내외의 수익만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 셈법으로 계산할 경우, 약 20억 원에 불과한 것. 회사는 1분기 110억 원의 이익을 냈다. 제품매출(922억 원)에서 약 90억 원의 마진을 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품매출 원가율은 평균 53.4%로 조사됐다. 이중 가장 높았던 곳은 신풍제약이 75.9%로 가장 높았다. 반면 한미약품은 39.3%로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동국제약(36%), 우리들제약(45.8%), 삼진제약(49.7%)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풍제약, ‘제네릭’ 수입 전략으로 원가율 절반 이하로 떨어뜨려

한편, 일반적으로 상품매출 원가율이 제품보다 높다. 그런데 신풍제약의 경우 오히려 상품매출 원가율이 48.0% 밖에 되지 않아 눈길을 모았다. 상품매출 원가율이 상품매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신풍제약은 그동안 해외로부터 제네릭(복사약) 제제를 저렴하게 들여오는 전략을 활용해 원가율을 낮춰왔다. 신풍제약은 2015년 뇌종양치료제 ‘테모달’의 제네릭을 수입하면서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제네릭을 수입·출시했고, 지난해에는 독일 헬름사가 개발한 자궁내막증 치료제 제네릭 ‘로잔정’을 도입한 바 있다.

신풍제약의 경우 판매비와 관리비를 감안하더라도 상품 매출원가율이 60% 수준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올 1분기 약 87억 원의 상품매출을 기록하면서 상품에서 35억 원가량의 수익으로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제약사중 제품매출 원가율이 75.9%로 가장 높은 까닭에 제품 판매 부분에서는 오히려 약 15억 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올 1분기 21억 원의 영업이익만을 냈다.

올 1분기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제약사 중 매출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동국제약이었다. 이 회사의 매출이익률은 60.5%였으며, 제품 매출 점유율도 85.1%에 달했다. 특히 자체 제품 비중이 작년 동기간보다 2.9%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33.3% 늘어난 193억 원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은 인사돌정, 훼라민큐정 등 잇몸·부인과질환의 자체 제품으로만 3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미레이, 포폴, 로렌린데포로 대변되는 조영제·전신마취제·항암제 품목에선 같은 기간 224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미약품(57.0%), 동아에스티(54.9%)가 매출이익률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제약사 중에서는 휴젤(68.5%), 하나제약(64.9%), 유나이티드제약(60.6%), 삼천당제약(57.8%), 우리들제약(53.5%)의 매출이익률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이익률이 낮은 곳으로는 화일약품(13.4%)이 대표적이었고 외에도 광동제약(20.3%), 제일약품(22.5%), GC녹십자(28.8%), 유한양행(29.2%) 등이 매출이익률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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