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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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IPO를 추진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 중 ‘대어’로 평가받는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이 한창이다. 일부 개미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에 대출까지 받으며 ‘묻지마 투자’까지 강행하는 형국이다.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SK바이오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회사의 경우, 지난 17~18일에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83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4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기관 투자자가 확약한 의무보유 비율도 8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제부터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공모주 청약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일부 ‘개미’들은 청약을 위한 대출까지 받으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직장인 김 모씨는 “청약에 당첨만 되면 무조건 오를 주식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이번 공모주 청약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했다. 최대한 많은 주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지만 경쟁률이 높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 모씨는 “이와 유사한 공모주 청약을 이미 여러번 한 경험이 있다”며 “1억원을 넣어놔도 손에 들어오는 주식 수는 겨우 2~5주 남짓이었다.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SK바이오팜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그 배경에는 회사가 자랑하는 CNS(Central Nerve System,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가 있다.

지난 2019년, SK바이오팜은 미국 FDA로부터 CNS 치료제 2개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기면증 치료제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다.

주목할 점은 FDA의 승인을 받은 이 두 개의 의약품에 대한 ‘신약가치’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엑스코프리와 수노시의 신약가치를 각각 5조 4770억 원과 5천5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매출액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의 파트너이자 수노시의 판매사인 재즈사는 올해 1분기 수노시의 매출액이 1억 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9.5%가 하락한 수치지만, 수노시의 경쟁력은 기존 약제와 차별화되는 적응증인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에 의한 기면증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진입이 어려웠고 쿠폰이나 바우처 사용 등으로 매출액이 증가하진 않았지만, 올해 1분기 처방은 직전분기(19년 4분기)보다 41% 증가한 점을 감안했을 때, 2025년에 매출 5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경우 80% 이상이 사보험사에 등록된 점과, 지난 5월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전지역에 걸쳐 순차적으로 출시할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지난 5월에 미국 시장에 출시된 엑스코프리는 다수의 임상2상 시험을 통해 기존 1~3제 뇌전증 치료제에서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발작 빈도를 낮춘 결과를 확인했다. 특히 약물 투약 기간 중에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에서는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해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뇌전증 신약 특성상 초기 매출액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우상향할 것으로 예측되나 임상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UCB의 뇌전증 치료제 ‘빔팻’의 매출액 수준인 15억 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엑스코프리의 주요 고객인 미국 신경과 전문의는 주로 동부와 중부의 대도시에 분포해 있고, 이 약이 현지 법인을 통해 판매되는 만큼 직접 판매 전략의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SK바이오팜이 보유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으로 인한 향후 전망 역시 밝은 편이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묻지마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상장 직후 주가 상승 사례를 봤을 때, SK바이오팜도 당장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신약개발이 갖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무리하게 투자를 감행하면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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