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공적마스크 구매량이 1인당 10개로 늘어났다. 마스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약국 현장에서는 첫날부터 초소형·소형 마스크를 중심으로 공급난의 조짐이 보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배송 문제로 마스크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안하니까 일단 사 둬야죠.”

팜뉴스 취재진은 공적마스크 구매량 확대가 시작한 첫날인 18일 서울특별시 내 약국들을 찾아 공적마스크 판매 현황을 살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약국을 방문했을 때, 시민 1명이 마침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시민은 신분증을 제출한 뒤 대형 공적마스크 KF80 10장을 한 번에 구매했다.

이 시민은 “솔직히 한 여름에 KF94나 KF80 공적마스크는 너무 덥지만, 믿을 만한 의료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 공적마스크라도 쟁여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공적마스크 제도가 곧 끝난다고 하는데 예전처럼 마스크 대란이 터지면 큰일이다. 불안해서라도 일단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전부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민의 우려대로, 마스크 공급난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특히 성인용 중·대형 마스크와 달리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초소형·소형 마스크가 문제였다.

“초소형 마스크는 이미 다 떨어졌어요.”

공적마스크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한 약국 직원의 대답이다. 오후 2시경 공적마스크 구매량 확대를 시행한지 반나절만의 일이다. 이처럼 일선 약국에서는 초소형·소형 공적 마스크 수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진 : 서울 동대문구 소재 약국에서 촬영한 크기별 공적마스크(왼쪽부터 대·중·소형). 초소형의 경우 품절돼 촬영하지 못했다.
사진 : 서울 동대문구 소재 약국에서 촬영한 크기별 공적마스크(왼쪽부터 대·중·소형). 초소형의 경우 품절돼 촬영하지 못했다.

공적마스크는 크기에 따라 초소형·소형·중형·대형으로 나뉜다. 초소형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영아가 착용하는 크기의 마스크다. 소형의 경우 3~5세 유아에게 적합하고, 중형은 초등학생·중학생이 주로 착용한다. 대형은 일반적인 성인이 착용하는 크기의 마스크다.

코로나19 등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려면 얼굴과 맞는 크기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는 “얼굴 크기에 맞지 않는 크기의 마스크를 착용하면, 유격이 생겨 공기의 흐름을 거르지 못해 바이러스 전파를 효과적으로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초소형·소형을 중심으로 마스크 공급난이 다시 한 번 발생한다면, 미취학 아동들이 당장 ‘마스크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어린이집 등을 중심으로 하는 ‘방역 구멍’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의 직원은 “대형이나 중형은 수급도 원활하고, 남아있는 비축량도 있다”며 “하지만 초소형의 경우 이미 우리 약국 내에서 물량이 다 떨어졌고, 소형의 경우에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수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약국 또한 초소형·소형 마스크 수급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 소재 다른 약국의 약사는 “우리 약국은 주택가에 있다 보니 초소형·소형 마스크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공적마스크 구매량 확대 전에도 초소형·소형 마스크는 수급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형 마스크도 당장 혼란은 없지만, 방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약국의 약사는 “10장으로 늘면서 일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대부분 한 번에 10장씩 사 간다. 마스크를 사려는 손님의 수는 체감상 비슷한데, 판매량은 3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물량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마스크 대란’ 여부는 결국 배송 문제에 달렸다고 예측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사는 “공적마스크 공급업체에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주문량이 급증해 물량을 모두 배송하기 어렵다고 전달받았다”며 “각 약국에 그동안 쌓인 마스크가 있어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차후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배송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공적마스크 구매량 확대 시행 첫날부터 ‘마스크 대란’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취재진은 공적마스크 수급 문제에 관한 대책을 문의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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