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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알포세레이트, 환자·업계 피해 가중 '현실화'
콜린알포세레이트, 환자·업계 피해 가중 '현실화'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6.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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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만 급여 적용… 경도인지장애 환자, 사각지대
업계는 효과성 증명한 러시아 연구 주목
심평원 “학술적 근거 없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주말이 지났는데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건강보험 급여 축소의 후폭풍이 여전하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보건당국은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평가가 불가피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업계의 충격은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임상적 효용성이 있다는 취지의 연구를 주목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지만 심평원은 요지부동이다. 업계의 하소연이 극에 달한 형국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11일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제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항목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그동안 ‘치매 증상’을 비롯해 ‘감정·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증상에 대한 급여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환자들은 앞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치매 치료를 목적으로 처방받을 경우에만 기존대로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감정·행동 변화나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 시 본인부담 80%의 선별급여가 적용된다. 본인부담이 30%에서 80%로 늘면서, 환자가 내야할 약값이 2배 이상 뛰어오르는 셈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재평가는 지난해 10월 심평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급물살을 탔다. 당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하고 있고, 일본은 1999년부터 관련 약제의 대대적 재평가를 시행했다”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유용성과 효능에 대해 재평가하고,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합리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재평가 이슈가 지난주 약평위에서 확정된 것.

심평원은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경도인지장애를 개선한다는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심평원 관계자는 “선별급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상적 유효성, 대체가능성, 비용효과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평가한다”며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학술적 검토 결과, 치매에 대한 근거와 달리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쓰이고 있는 만큼 사회적 요구도가 있다고 판단해, 비급여 대신 본인부담 80% 선별적 급여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러시아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및 행동생리학’ 2018년 12월 13일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생리적 지표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51~82세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투여한 결과, 포스파티디콜린 수준이 증가하고 스핑고마이엘린 대사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자의 뇌손상이 줄어든다는 점을 암시하는 생리적 지표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당 연구팀은 2019년 1월 자국 내 학술지에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 또한 다만 실험 대상을 50명으로 늘리고, MSSE(간이치매검사) 등 검사 기준 등을 추가했다. 업계 일각에서 연구팀의 논문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심평원 측은 해당 연구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신뢰성이 떨어져 심사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실험대상자를 무작위로 선정했는지, 이중맹검(실험자와 피검자 모두에게 약의 진위를 알려주지 않는 실험법)을 실시했는지 등을 통해 신뢰성을 확인한다”며 “해당 논문은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사 관계자는 “예비 연구 수준이더라도 논문이 존재하는 만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를 입증할 시간을 줬어야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너무 빠르게 재평가가 이뤄져 대처할 시간이 모자랐다”며 “시간을 어느 정도 줬다면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준비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대체할 약을 물색하는 등 대비책을 세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 제외에 따라 업계의 타격이 극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약품 청구액은 3525억 원이었다. 2014년 1102억 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18년 2705억 원, 지난해 3525억 원을 기록하면서 3배 이상 뛰었다.

올해 매출을 살펴보면,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 중 매출 1위는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인데, 글리아타민은 올해 4월까지 3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종근당의 글리아티린과 유한양행의 알포아티린의 매출은 각각 260억 원, 64억 원이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해 최소 수십억 원의 매출을 가져다주던 시장에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피해를 생각하면 이번 결정이 매우 아쉬운 건 사실”이라며 “급성장 중이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의 기세가 급격히 꺾일 것으로 보인다”며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시판 중인 제약사들이 겪을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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