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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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성의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병리학적 관점에서 연구한 논문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사망한 남성 환자의 샘플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고환 조직에 심각한 손상이 있었다. 다만 고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ACE2라는 수용체를 이용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ACE2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ngiotensin-converting enzyme2)로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대표적인 혈압약 ACE 억제제나 ARB(Angiotensin Ⅱ Receptor Blocker)는 바로 이 과정에 관여해 ACE2의 생성을 막는다. ACE2의 생성이 억제되면 혈관이 수축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ACE2는 폐와 심장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간 주로 코로나19에 관련해 폐 질환이나 심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한 남성 환자들의 고환을 분석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고환에도 코로나19 수용체인 ACE2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인 ‘유럽 비뇨기과 포커스(European Urology Focus)’에 ‘COVID-19 환자 고환에 대한 병리학적 소견과 임상적 의미’라는 논문을 게재했다.(doi.org/10.1016/j.euf.2020.05.009)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사망한 남성 환자 12명의 고환에서 채취한 샘플에 면역조직 화학검사에 따라 손상 정도를 경증·보통·중증으로 구분했다. 또한 역전사-중합 효소 연쇄 반응(RT-PCR)을 통해 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조사했다.

[표. 코로나19 환자 12명의 고환에 대한 병리학적 소견]

그 결과, 고환을 구성하는 세포들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환을 구성하는 2가지 세포 중 하나인 세르톨리 세포(Sertoli cell)에서는 종창(Swelling, 세포 수가 증가하지 않은 채 부어오르는 현상)이나 세포질 희박화(Cytoplasmic rarefaction), 액포화(Vacuolization, 세포 내에 원형질의 액포가 생기는 현상)이 발견됐고, 레이디히 세포(Leydig cell)의 평균 수는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2.2 vs 7.8, p<0.001).

세르톨리 세포는 강한 밀착연접(Tight juction)을 통해 서로 밀착하고 있어 혈액-정소 장벽(Blood-testis barrier)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정원세포들은 면역계를 포함한 외부 세포와 분리돼 물질로부터 보호될 수 있다.

레이디히 세포는 정자가 만들어지는 정세관(seminiferous tubules) 사이 결합 조직에 위치한 세포로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며 정자 생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세포는 태아 시기에 활성화돼 이후 남성 생식계 발달을 유도한다.

연구진은 “표본의 80% 이상이 정세관에 상당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세관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건강한 세포보다 훨씬 더 큰 상태였다. 이는 정상적인 정자를 생산하는 데 영향을 줄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고환 실질(Testicular parenchyma)’에서 심각한 손상이 있었다”며 “코로나 19로 요양 중인 사람들의 경우, 임신 계획이나 정자 기증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고환을 관찰한 환자 중 대부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논문에 따르면 RT-PCR로 확인한 결과, 90%가량이 고환에서 코로나19가 나오지 않았고 전자현미경으로도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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