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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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에 고군분투했던 의료진들의 생생한 후기가 화제다. 특히, 의료자원이 부족한 격오지 등에서 근무하던 공중보건의사들의 파견 경험담이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보의들이 ‘숨은 영웅’이라는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사태가 벌어졌다.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감염자가 불과 며칠 사이에 백 단위를 넘어섰고 대규모 지역감염 사례가 연이어 터졌다.

바로 이 시기에 해당 지역에 파견된 공중보건의사들의 후기가 인터넷상에 공개되며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공보의 A 씨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모든 의료진이 대구로 파견됐다”며 “의료진뿐만 아니라 가용 인원은 모두 투입됐다. 내게도 선택의 시간이 왔고 누군가는 대구로 파견돼야 했기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에 확진자 200명에서 800명으로 늘어나는데 4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먼저 대구로 파견된 의료진들의 엄청난 사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600명의 확진자를 찾아낸다는 것은 최소 6000건이 넘는 검사가 행해졌다는 의미다”고 전했다.

A 씨는 처음 대구에 도착할 무렵엔 매뉴얼이나 일정이 제대로 정립이 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항상 착용해야 했던 보호구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도 회상했다.

그는 “D등급의 보호구를 입고 있으면 온몸에 땀이 차고 사람에 따라 두드러기가 나기도 했다”며 “또한 검체채취가 끝날 때마다 보호구를 갈아입어야 했다. 바이러스 특성상 비강 안쪽을 긁어야 하므로 대다수가 재채기나 기침을 했는데, 이들이 모두 고위험군이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월 말이 되자 매일 몇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당시 대구는 아수라장이었다”며 “응급구조팀과 조를 이뤄 매일 채취를 나갔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요청을 받고 대구로 달려온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고 덧붙였다.

A 씨는 파견 기간에 대해,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생생한 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공보의는 대구‧경북 지역의 교도소에서 코로나19에 대응했던 경험담을 유튜브를 통해 전했다.

서울 구치소에서 근무하던 공보의 B 씨는 지난 3월부터 약 6주간 해당 지역에 파견됐다. B 씨가 처음 파견된 곳은 김천소년교도소였다.

공보의 B 씨는 “김천에 파견됐을 당시, 수용자 중에 확진자 1명이 나온 상황이었다”며 “교정시설 특성상 집단감염의 위험이 큰 곳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직원과 수감자를 포함해 약 50명의 접촉자가 발생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선 확진자와 밀착 접촉한 수용자들은 모두 독거 수용 조치를 취했다”며 “검체채취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D등급 보호구를 입고 배식구를 통해 진행했다. 배식구가 문 하단부에 위치하므로 수용자와 의료진이 거의 바닥에 붙은 상태에서 검체를 채취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에서 발생한 밀착접촉자는 지역에 있는 선별진료소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김천소년교도소에서는 최초 확진자와 같은 방을 사용한 수감자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 외에는 추가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B 씨는 “외국 사례의 경우, 일부 교정 시설에서는 수용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사례도 있어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고,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자고 일어나면 몇백 명씩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의료붕괴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의료진들의 막대한 희생 덕분이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준 의료진과 공보의들이 ‘숨은 영웅’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늘 기사로만 보던 이야기들을 생생히 들을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며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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