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10 14:00 (금)
코로나19 확진 나왔는데… 홈플러스, 시식코너 ‘배짱 영업’ 중
코로나19 확진 나왔는데… 홈플러스, 시식코너 ‘배짱 영업’ 중
  • 최선재 기자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5.28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시민, ‘시식 코너’ 집단감염 우려에 불안감 확산
서울시 관계자, 뒤늦은 문제 인식 후 “대응에 나서겠다”

최근 대형마트 시식코너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시식코너가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은 직원 생계가 달려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배짱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 대형 마트 시식코너를 통한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커지는 상황인데도, 코로나19 관리감독의 주체인 서울시는 ‘뒷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만두 드시고 가세요!”

팜뉴스 취재진이 27일 오전 11시 무렵 서울 용산에 있는 이마트를 방문한 순간 만두 판매대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소한 향이 솔솔 풍기는 군만두 냄새도 코를 찔렀다. 냄새의 진원지로 향하자, 시식 담당 점원이 고객들에게 나눠줄 만두를 굽고 있었다.

사진 : 이마트 만두코너, 촬영
사진 : 이마트 만두코너, 촬영

이마트 만두 시식 코너 직원들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고객들이 한입에 털어 넣을 수 있도록 일회용 소주잔에 만두를 담아줬다. 과거처럼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들고 시식용 음식을 찍어 먹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방역’에 ‘빈틈’은 여전했다. 점원과 고객 사이를 막아줄 수 있는 어떠한 ‘장벽’도 없었다는 점이다. 은행 창구처럼 점원과 고객 사이를 막아주는 아크릴 소재 투명 가림막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식코너는 특성상 사람이 몰리고, 서로 거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무색할 수 있는 장소다. 입을 벌려 음식을 먹는 코너라는 특성 때문에 손님들의 마스크를 벗고 시식을 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도 있다.

설사 점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더라도, 시식 코너에 줄을 선 고객들 중 누군가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무차별적인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만두 시식코너를 비롯해 국, 김치, 소시지 등 마트 곳곳 여러 시식 코너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점원이 나눠주는 음식을 맛보는 중이었다.

기자가 시식 음식에 대해 묻고 점원이 답하는 동안에도 점원과 1대1로 대면하는 상황이 수차례 발생했다. 하지만 취재진과 점원이 착용한 마스크 외에는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줄 어떠한 장벽도 없었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더욱 ‘가관’이었다.

지하 식품 코너에 있는 빵집 앞에는 빵조각들이 쌓여있는 ‘무인 시식 코너’가 있었다. 빵은 손으로 집어 먹기 편한 형태로 조각조각 썰려 있었다. 비록 이쑤시개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손으로 빵을 집어들 수 있는 구조였다. 만약 코로나19 감염자가 이곳에서 빵을 집어 먹는 일이 발생했다면, 해당 시식 코너는 코로나19 감염의 온상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사진 : 홈플러스 빵집 무인 시식코너, 촬영
사진 : 홈플러스 빵집 무인 시식코너, 촬영

홈플러스는 지난 24일 대구 성서점에서 근무했던 시식 코너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었는데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트를 방문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녀와 함께 장을 보러 온 한 시민은 “평소에도 시식 코너를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중 시식 코너 운영은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며 “특히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시식 코너 때문에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 모두 시식 코너 운영 중단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마트 측은 팜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식 코너 직원의 다수가 본사 점원이 아닌 협력업체에서 파견한 직원”이라며 “시식을 전면 중단하게 되면 시식 코너 직원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운영을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마트 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수시로 진행해 최선의 방역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발생했던 대구 성서점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열 체크를 진행해왔다. 확진 판정을 받은 시식 코너 직원은 당시 발열 체크 결과 이상이 없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마트 업체들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배짱을 부리는 동안, 서울시는 팜뉴스 취재진의 질의 이후 뒤늦게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 식품정책과 관계자는 ‘대형마트 시식 코너가 코로나19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현재 관련 인력이 유흥업소 집합금지 관리감독에 총동원된 상태라 해당 문제에 대해 인식할 여유가 없었다. 취재진이 문제를 제기해주신 만큼, 대형마트 시식코너 방역 문제에 대해 즉각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