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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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의 50·60세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치매’였다. 중앙치매센터의 전 국민 치매인식도 조사에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암보다 치매를 더 두려운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에 고령자의 치매 발생 위험과 이를 낮추기 위한 방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치매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위험요인은 ‘나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령 증가는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위험 인자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관리 가능한 인자’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는 2019년 ‘치매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관리 가능한 조절 인자 12가지를 소개했다. 치매 위험요인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우울증 등의 동반 질환을 비롯해 흡연, 음주, 불균형한 식단, 신체 활동 및 사회 활동의 감소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 나이가 든 중장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성 위험인자는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요소다. 이러한 혈관성 위험인자는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뇌혈관 질환에 의한 뇌 조직 손상은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고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혈관성 치매·알츠하이머형 치매 유발...혈관성 위험인자 조절로 ‘예방’

특히 고혈압은 혈관성 치매 및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혈압이 상승할수록 알츠하이머 병리소견이 증가하고 소혈관 질환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것. 여기에 혈관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백질 병변은 인지기능의 저하와 인지예비력(cognitive reserve)의 감소를 야기해 치매 발생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따라서 혈관성 위험인자들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 뇌 안의 백질 변성 발생을 줄이고 진행을 억제해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치매 환자도 혈관성 위험인자 관리는 필수

예방뿐만 아니라 이미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일지라도 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성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혈관성 위험인자 관리는 혈관성 치매만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형 치매 관리에도 매우 중요하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의 30%가 혈관성 위험인자로 인한 뇌혈관 병변을 동반하며, 25~80%에서 혈관 손상이 관찰되는 까닭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부검 소견에 따르면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90%까지 뇌혈관 병변을 동반한 점을 고려할 때, 전문의들은 ‘치매 환자들과 뇌혈관 질환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설명한다.

사진=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과 정은주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과 정은주 교수

부산백병원 신경과 정은주 교수는 “특히 뇌혈관 병변 동반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혈관성 치매와 같이 조기에 치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조기부터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년기부터 혈관성 위험인자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것을 강조했다.

뇌혈관 병변 동반 치매, 치료는 어떻게?

치매 환자로 의심될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치매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및 비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시판 중인 치매 치료제로는 4종류로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이 있으며, 이들 약물을 복용 시 치매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의 경우 경도 및 중등도,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 모든 단계의 환자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뇌혈관 병변이 있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에게서도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연구결과참고, 나해리 외 12인, Donepezil treatment in Alzheimer’s disease patients with and without cerebrovascular lesions: A preliminary report, Geriatr Gerontol Int 2011; 11: 90–97)

약물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혈관성 위험인자 관리와 더불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들인다면 보다 효과적인 치매 치료가 가능하다. 정은주 교수는 “뇌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교정하거나 조절함으로써 일차적으로 뇌혈관 질환을 줄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매의 발생 및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치매 발병 이후라면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혈관성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치매 치료제 중 도네페질 약물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유비스트 데이터기준 2019년 도네페질 성분의 원외처방액은 약 2,000억 원(2,142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13%가 증가하는 등 도네페질 시장은 매년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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