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요 빅파마 사명 합성

올해 1분기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성적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시장의 눈높이를 맞췄다는 평가지만 수익성 부진에 대해서는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빅파마들의 실적 추세와도 다르지 않았다. 글로벌 빅 파마들도 외형성장에 비해 수익성 저하에 마주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존슨앤존슨은 25조원의 매출로 1위 자리를 수성했고 머크(MSD)와 일라이릴리, 바이오젠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반면, 화이자와 노바티스, GSK 등은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줄어들면서 수익성 저하에 노출됐다.

22일 팜뉴스는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글로벌제약사 10곳의 재무실적을 분석했다.

이들 기업들의 매출에 대한 평균 성장률은 5%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은 3곳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8곳의 제약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렸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존슨앤존슨이 25조3,400억원(206억9,100만달러, 5/20일 환율환산)의 매출을 올려 가장 큰 외형을 자랑했다. 1분기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곳 중 머크(매출 14조7,600억원)는 전년동기대비 11.8% 판매고가 늘어나면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애브비(10조5,500억원, 10.1%↑), 일라이릴리(7조1,800억원, 15.1%↑), 바이오젠(4조3,300억원, 14.7%↑)도 성장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화이자(매출 14조7,300억원, 8.3%↓), 노바티스(13조6,900억원, 12.3%↓), GSK(12조2,200억원, 0.7%↓) 등은 매출이 역 성장했다.

최종 판매가를 결정짓는 매출원가율은 10곳 평균 22.6%였다. 원가율이 낮을수록 기업이 가져가는 수익은 더 많아지는 만큼 제약사 입장에선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수치. 이 가운데 바이오젠이 12.8%로 매출원가율이 가장 낮았고 일라이릴리(원가율19.8%), 화이자(19.8%), 길리어드 사이언스(17.5%), 애브비(17.4%)가 20%를 밑돌아 제품의 원가가 낮았다. 반면, 존슨앤존슨, GSK, 노바티스는 30%로 내외로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매출원가가 높았던 GSK와 노바티스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귀결된 셈.

조사대상 10곳의 연구개발비는 전체 매출의 평균 16.7%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는 존슨앤존슨과 바이오젠이 약간 줄었을 뿐 나머지 8곳은 모두 증가했다. 이 중 존슨앤존슨(3조1,600억원), 노바티스(2조8,200억원), 머크(2조6,400억원), 화이자(2조1,100억원), 일라이릴리(1조7,000억원) 순으로 연구개발비 비중이 컸다.

영업이익은 존슨앤존슨이 7조1,600억 원을 달성해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어 머크와 화이자도 각각 5조7,400억 원, 5조1,000억 원의 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바이오젠으로 53%가 늘어난 2조4,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어 일라이릴리가 41% 증가한 2조900억 원으로 수익성에 날개를 달았다. 반면, 화이자는 영업이익이 5조1,000억 원으로 7% 감소했으며 암젠과 노바티스도 각각 6%와 10%가 줄어들었다.

≫ 존슨앤존슨, 매출 확대로 수위 ‘견고’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동기간보다 3.2% 외형성장을 기록하면서 25조3,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7조1,600억 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컨슈머 헬스 부문은 36억2,500만 달러(4조4,600억원)로 전년보다 11% 성장했다. 컨슈머 헬스 부문에서 진통제 ‘타이레놀’, 상부 호흡기 ‘지르텍’, 스킨케어 브랜드 ‘뉴트로지나’, 구강청결제 ‘리스테린’ 등 주요 품목들의 판매가 증가했다.

제약부분(얀센) 매출액은 111억3,400만 달러(약 13조7,000억원)로 전년비 10.2% 성장했다. 건선치료제인 ‘스텔라라’,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가 전반적인 성장세를 견인했다.

회사는 연구개발비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3조1,600억 원을 지출했다. 다만, 매출에서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5%로 나타났고 작년(15%)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한편,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을 하반기 시작할 계획으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10억 회 이상 대량 투여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에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과 지난 4월 1억3,500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화이자, 엔브렐 ‘부진’ 속 입랜스 급성장 ‘안도’

화이자의 1분기 매출은 14조7,300억원으로 전년대비 8.3% 감소했다. 특히 부진했던 직전 4분기 실적 15조1,200억 원과 비교해도 2.6%나 줄어든 상황을 연출했다. 영업이익 역시 5조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4% 감소했다. 이는 마일란과 통합을 추진 중인 특허만료 의약품사업부인 업존의 실적 부진(20.2억달러, 37%↓)에 따른 매출 감소 결과로 풀이된다.

1분기 주요 품목 실적을 보면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인 유방암치료제 ‘입랜스’가 10% 증가한 1조5,363억원(12.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분전했다. 이 품목은 직전 4분기에도 13%가 급증했었다. 또 항응고제 엘리퀴스(13억달러, 29%↑),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젤자즈’(4.5억달러, 7%↑)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반면, 특허만료된 항경련제 ‘리리카’가 70% 급감한 4,390억원(3.6억달러),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4.5억달러, 2%↓),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4.5억달러, 35%↓) 등이 부진했다.

주목할 점은 화이자가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에 시판하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매출. 이 품목은 유럽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 직면하면서 직전 4분기(4.1억달러) 21% 감소에 이어 올 1분기(3,5억달러)에도 23%나 떨어졌다.

엔브렐과 관련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유럽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해 시판되고 있으며 지난해 5,985억원(4억8,620만달러)을 기록했고 올 1분기도 1,630억원(8%↑)을 달성해 유럽시장을 잠식 중이다.

한편,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독일 제약사인 바이오엔테크와 백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독일 내에서는 지난달 말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18~55세 성인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한 뒤 시험 대상을 고령층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머크(MSD), 키트루다 앞세워 ‘어닝 서프라이즈’

지난해 거침없는 성장 질주를 보여줬던 머크(MSD)는 올해도 1분기 14조7,600억원(120억5,700만달러)의 매출로 전년비 11.8% 고공 성장을 이끌어 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9%가 늘어난 5조7,400억 원으로 수익성이 제고됐다. 경상연구개발비도 2,300억 원이 늘면서 조사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폭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의 전면에는 간판 제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버티고 있었다. 이 제품은 전년 대비 45% 급성장한 4조400억원(32.8억달러)을 기록했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7년 전이성 비소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FDA(미국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으면서 ‘옵디보’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았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 패밀리의 매출도 1조3,500억원(10억9,700만달러)을 기록하며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

한편, 머크는 제너 연구소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후보 ‘ChAdOx1 nCoV-19’의 대량생산을 위한 프로세스를 마련했다고 지난달 알렸다.  

≫ 애브비, 휴미라 미국 시장 성장에 ‘안도’...임브루비카 성장 ‘주목’

애브비가 분기 매출 10조 원을 지켜내면서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10조5,5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1%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9.4%가 늘어나면서 4조4,100억 원을 기록, 매출 성장세와 같이했다. 향후 애브비의 인수절차가 마무리 되면 회사는 시너지 효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애브비는 간판품목인 ‘휴미라’가 바이오시밀러 경쟁으로 실적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혈액암치료제 ‘임브루비카’, 백혈병치료제 ’벤클렉스‘등 항암분야 제품 매출이 크게 신장하면서 회사에 안정적 수익을 가져다 준 것.

이 회사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휴미라의 매출은 39조7,428억원(47.3억달러 6.4%↑)을 기록해 그동안의 성장세에 비해 다소 둔화된 모양새다. 이는 2018년 유럽에서 휴미라의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의 동시 발매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를 비롯해 암젠 ‘암제비타’, 산도즈 ‘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 ‘훌리오’ 등이 휴미라의 경쟁제품으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휴미라는 1분기 유럽시장에서 14.9% 감소에도 불구 미국시장에서는 휴미라 제품이 13.7%가 늘어나는 등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유럽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임랄디는 올 1분기 750억 원(73%↑)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2,198억원(1억8,400만달러) 매출로 2018년 200억원(1,670만달러)보다 10배가 늘었다.

여기에 얀센과 공동개발 된 ‘임브루비카’도 5조5,854억원(12.3억달러)으로, 판매고가 20.6%나 크게 늘었다. 또 신규품목인 건선치료제 ‘스카이리지’는 지난해 4,241억 원 매출에 이어 올해 1분기 만에 3,700억원(3억달러)을 기록하면서 대형 블록버스터 반열에 진입했다.

한편, 애브비도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로 '칼레트라'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홍콩대 연구진은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등 3개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환자에게 병용 투여하면 칼레트라를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음성 판정일과 퇴원일이 평균 5일 단축됐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길리어드, 빅터비 두 배 성장에 웃음...렘데시비르 재도약 주목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최근 회사가 보유한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에 시장참여자들로 부터 회사 실적에 관한 내용도 관심받고 있다.

길리어드의 1분기 매출은 6조7,900억원(55억4,800만달러)으로 5.6%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조9,400억 원으로 준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의 주력제품인 C형 간염 치료제의 경우 ‘하보니’와 ‘보세비’가 각각 50%와 24% 줄어든 1,378억 원과 59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엡클루사’가 15% 성장한 6,940억 원을 기록해 회사 실적 상승의 요인이 됐다. B형 간염치료제 ‘베믈리디’도 35% 성장한 1,673억 원을 기록해 성장세에 한 몫 거들었다. 특히 에이즈 치료제인 ‘빅타비’는 두 배(113%) 넘게 성장하면서 2조832억원(16.9억달러)을 올려 성장을 주도했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줄였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임상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현재도 지속중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유럽연합(EU)이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판매 승인을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향후 렘데시비르의 매출 확대에 길리어드가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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