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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 백신 둘러싼 코로나19 과학적 효과 ‘갑론을박’
BCG 백신 둘러싼 코로나19 과학적 효과 ‘갑론을박’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5.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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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면역요법’ 관점에서 BCG 백신‧교차면역에 주목
이스라엘 연구진, “BCG 정기접종과 코로나19 감염확률 관계없어”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른바 ‘불주사’로 알려진 BCG 백신의 코로나19 의학적 효과를 두고 의료계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BCG 접종이 면역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어 코로나19 대응방안으로 제시되는 한편, 소아기의 BCG 예방접종이 코로나19 감염률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대학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예방접종과 같은 면역요법이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영국 연구팀은 ‘면역요법 관점에서 바라본 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Perspectives of Immune Therapy in Coronavirus Disease 2019)’라는 제목의 논문을 JKMS 최신호에 게재했다(doi.org/10.3346/jkms.2020.35.e176).

연구팀은 주요 면역요법으로 ▲교차 반응성 ▲BCG 예방접종 ▲인플루엔자 및 폐렴 예방접종 ▲정맥 내 면역 글로불린(IVIg) ▲회복기 혈청(convalescent serum) ▲모노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등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BCG 예방접종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면, 연구팀은 제1형 당뇨병 환자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면역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BCG 예방접종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연구팀은 “최근 발표된 출판 전 논문(preprint)은 BCG 예방접종이 일부 국가(예: 일본)에서 COVID-19 확산과 합병증을 억제한다는 비특이적(nonspecific) 효과를 밝혀냈다”며 “이러한 가설은 국가마다 COVID-19 사망률이 다르고 BCG 예방접종 유무가 다르다는 것에 기반한다”고 전했다.

BCG(Bacille de Calmette-Guerin) 백신은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1921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어린 소아에서 발생하는 결핵성 수막염이나 속립성 결핵 등과 같은 중증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생후 4주 이내의 모든 영유아에게 접종이 권장된다.

논문에서는 홍역이나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이 교차면역을 일으켜 코로나19에 대항한다는 가설도 제시하고 있다.

교차면역(cross reactivity)이란 특정 항원이 비슷한 구조를 지닌 다른 항원에도 반응해 면역성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천연두를 종식시킬 때 우두(牛痘) 바이러스를 사용한 것이나 소의 혈청알부민에 반응하는 항체가 양의 혈청알부민에도 일부 반응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연구팀은 “교차면역에 대한 가설은 홍역에서 회복한 사람들과 홍역‧풍진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HIV-1 단백질 관련 항체를 생성한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며 “중국의 경우, 어린이들의 홍역 예방접종이 의무사항이다. 이들의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이 낮은 것이 이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에는 BCG 접종이 코로나19 예방과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지난 13일, 미국의사협회지(JAMA,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BCG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SARS-CoV-2 비율(SARS-CoV-2 Rates in BCG-Vaccinated and Unvaccinated Young Adults)’라는 논문을 게재했다(doi:10.1001/jama.2020.8189).

[표. 연령대별 SARS-CoV-2 PCR 검사 결과]
[표. 연령대별 SARS-CoV-2 PCR 검사 결과]

연구진은 먼저 이스라엘에서 BCG 예방접종을 받은 세대(실험군)와 그렇지 않은 세대(대조군)로 구분했다. 실험군의 숫자는 297,340명(1979~1981년생)이었고 대조군은 301,600명(1983년~1985년생)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 PCR 검사를 받은 사람의 숫자와 성비는 실험군 3,064명(남성 1,509명‧ 49.2%) 대조군 2,869명(남성 1,458명‧50.8%)로 확인됐다. 그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비율은 실험군에서 11.7%(361명), 대조군에서 10.4%(299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양쪽 집단에서 각각 1명씩 나왔고 사망자는 없었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 유년기의 BCG 예방접종이 성인들에게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이번 연구는 대규모 인구 기반의 코호트 연구라는 점과 두 개의 실험 집단의 연령층이 유사해 교란 요인(confounder)을 최소화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BCG와 같은 기존 백신들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연구들이 이미 미국과 호주, 이집트 등에서 진행 중이다”며 “다만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시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대비책으로 BCG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명되지 않은 결과만으로 결핵 예방이라는 본래의 목적 외에 접종이 늘어난다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접종받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관련 데이터나 연구 논문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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