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비대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며 의료계에서도 ‘로봇’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 전염병 사태에서 사람들이 병원체에 노출될 수 있는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미 국내와 해외에서는 방역과 같이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의료현장에 투입됐고, AI 기술을 접목한 분야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더믹 사태까지 일으켰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재생산지수(R0)다.

미국 연구진은 최근 CDC(美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행하는 신흥감염질환저널 ‘EID(the journal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을 통해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가 5.7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수치(1.4~2.5)보다 두 배 넘는 수치로 그만큼 코로나19의 대유행을 억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생산지수는 한 사람이 일정 기간 평균 몇 명의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전파력’을 나타낸다. 재생산지수가 2라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1명이 2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의료현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 전염병 사태 시, 병원체 노출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안내로봇과 운송로봇 등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도입‧운영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병원 방문객의 체온 측정과 호흡기 문진을 확인하는 안내로봇을 도입했다. 방문객은 로봇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자동으로 열을 측정할 수 있다. 그전에는 직원들이 일일이 대면 문진을 통해 방문객을 확인하는 절차를 로봇이 대체한 것이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은 총 3종(살균로봇‧발열감지로봇‧운송로봇)의 의료지원로봇을 운영 중이다. 음압병실에서 사용되는 살균로봇은 자외선(UV) LED와 공기 흡입을 통해 병실을 살균한다. 운송로봇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용한 의료폐기물을 특정 장소로 운반하는데 활용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40만 명(13일 기준)을 돌파한 미국에서는 ‘로봇견(犬)’까지 등장했다.

美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社의 로봇견 ‘스팟(Spot)’은 매사추세츠 브리검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 시범적으로 투입된 상태다. 로봇견 등에는 태블릿PC와 쌍방향 라디오를 장착해 의료진이 유증상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의심환자의 경우, 일단 진료 텐트 밖에 줄을 서서 의료진의 질문에 답하고 체온을 측정해야 한다.

의료진은 코로나19 의심환자 분류 텐트에 로봇을 배치함으로써 ▲안전거리 확보 하에 감염 의심환자들과 대화 ▲의료진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성 감소 ▲개인 보호구 공급 부족 상황 타개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코로나19에 도입한 사례들도 주목받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AI 안면인식 기술을 병원 출입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출입증을 여러 사람이 돌려쓰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문을 개폐할 때 생길 수 있는 감염 등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방문자의 출입기록이 자동으로 저장돼 보다 정확한 동선파악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 진단 영역에서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라는 것.

국내 의료기술 스타트업인 테렌즈(Terenz)는 최근 AI가 흉부 엑스레이 결과를 판독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테렌즈는 이탈리아의 공공데이터(SIRM) 200개를 분석해 98%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AI 연구‧개발업체 알리바바 달마 연구소(Alibaba Dharma Institute)는 최근 폐 CT 사진을 분석해 코로나19 감염을 확인하는 AI 진료 시스템을 공개했다. 회사는 이 기술로 20초 이내에 병변 식별이 가능하고, 정확도는 96%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AI를 진단 영상에 활용하는 것은 시대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다만 정확도와 민감도를 어떻게 더 높일 것인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컴퓨터가 판독을 잘못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에 대한 폭넓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