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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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피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직장인들이 대중교통 속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렵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혼잡도 분석‧예측을 통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1일 0∼12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14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86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집단감염이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만큼, 증상이 가벼운 경우가 많아 검사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이태원 일대 유흥시설 방문자들에게 신속히 검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30세‧여)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며 “수고스럽긴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간혹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일 때면 불안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32세‧남)도 “평상시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론 가급적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버스는 지하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과 물리적인 거리에 여유가 있다. 이로 인해 통근 시간이 1시간가량 늘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 역시 대중교통 속 감염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한 지하철에서는 현실적으로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며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은 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밀착접촉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 논문에서도 ‘실효성’에 대한 논란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 온라인 국제학술지 ‘Cureus Journal of Medical Science’에 ‘코로나19에 대한 서울 지하철 승객 수 변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의의’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DOI: 10.7759/cureus.7668).

연구진은 우선 지난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서울 지하철 사용량을 수집했고 1월 13~19일 사이의 사용량을 기준(reference week)으로 삼았다.

그리고 주요 지하철역은 사용 연령(노년 대 청·중장년)과 사용 목적(직장 대 여가)에 따라 구분했다. 이를 통해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인과 그렇지 않은 직장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떻게 실천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지난 2월 20일 대구 집단감염이 처음으로 보고된 후 전체 지하철 사용량은 기존 사용량에 비해 40.6% 감소했다. 하지만 3월 10일 구로콜센터 감염, 3월 22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이후에는 각각 1.4%, 2.3%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역별 평균 일일 승객수의 차이와 백분율 변화]
[표. 역별 평균 일일 승객수의 차이와 백분율 변화]

또한 노년역(old station)과 청‧중장년역(young station)의 감소 폭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직장역(work station)은 여가역(leisure station)에 비해 감소 폭이 작았다.

저자는 “연구결과, 3월 중순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점차 약해졌다”며 “직장인들이 비교적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혼잡단계별 대책을 마련‧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11일, 급감했던 대중교통 이용객 수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혼잡도 분석 및 예측 실시를 통해 교통수단별 맞춤형 대책을 오는 13일(수)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지하철 이용객 증가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전동차 이용객 혼잡도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승객 간 물리적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혼잡단계별 특별대책을 시행한다.

단계별 조치는 ▲혼잡도가 80% 이하일 때는 ‘여유’ ▲혼잡도 80~130%는 ‘보통’ ▲혼잡도 130~150%는 ‘주의’ ▲혼잡도 150% 이상일 때는 ‘혼잡’단계로 구분해 조치가 이뤄진다.

혼잡도 170% 이상이 되면 안내 요원의 탑승 통제와 역·관제·기관사 판단하에 혼잡구간 무정차 통과도 가능토록 한다.

버스의 경우, 혼잡노선의 승객 수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증회 운행, 예비차 추가 투입 등 상황별 혼잡도 완화 대책을 시행해 전염병 확산 위험을 사전 차단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대중교통 혼잡도를 철저히 관리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고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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