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에도 불구 전반적으로 영업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기대 이상의 1분기 성적표를 받아낸 것인데, 코로나19 사태에 당뇨·고혈압약 등이 장기처방이 이뤄지면서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승 분위기는 2분기에도 이어지겠지만 코로나19 파장이 2분기에 반영될 경우 전체적인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분기 영업 외 부분에서 손실이 많이 늘어난 까닭에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은 대폭 줄어들었다. 영업실적 선방에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팜뉴스는 각사 잠정실적치 및 증권가 자료를 근거로 주요제약사들의 1분기 성적을 조명하고 올해 실적을 전망했다.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업별 목표치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종근당과 동아에스티는 ‘외형성장’에 성공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유통물량 선공급으로 1분기에만 5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한미약품과 녹십자, 보령제약은 실제 벌어들인 이익에 초점을 맞추면서 안정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녹십자가 순손실을 내는 등 이들의 당기순이익 폭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결과를 나타내 영업 외 측면에서도 전략적 관리가 시급하게 됐다.

올해 1조5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되는 유한양행은 ‘선두자리’ 지키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내실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매출은 역성장 했지만 순이익은 고정자산 매각으로 3배가 넘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쉬운 1분기 하지만 기대되는 2분기’라는 한 목소리다.

>> 한미, 1분기 ‘내수성장’ 긍정적 평가...올해 1,000억 영업익 전망

대신증권, 실적추정치 감소에 목표가 하향 제시도

사진=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의 1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매출은 4.9% 성장한 2,882억 원, 영업이익은 10.8% 늘어난 287억 원을 달성한 것. 다만, 순이익은 회사가 보유한 투자 기업의 지분 평가액이 일부 조정을 받으면서 33.4% 줄었다. 한미가 보유한 나스닥 상장사 아테넥스(Athenex)의 올해 주가가 40% 하락해 지분 평가손실로 70억 원 이상 반영이 관측된다. 회사가 보유한 아테넥스 장부가는 지난해말 기준 204억 원에 달한다. 

당초 시장은 한미약품에 대해 전문의약품(ETC)의 내수 성장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북경한미의 실적 부진을 우려했었다. 결과는 시장이 우려했었던 것보다는 양호했다는 증권가의 평가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 등이 보고서를 통해 견고한 내수 실적 덕에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내수는 회사의 주요 개량∙복합신약들의 지속적인 매출 호조세가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가 성장(전년비 14%↑, 1분기 원외처방액 285억원)을 주도했다. 이외에도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27%↑, 228억원),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39%↑, 104억원)등도 성장세를 이끌었다.

계열사들의 실적도 한미의 성장세를 거들었다. 한미정밀화학은 세파 항생제 수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 29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성장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도 매출액 2,144억 원(전년비 13.9%↑), 영업이익 86억 원(7.8%↑)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다만, 북경한미(지분 73.68%) 실적은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다. 매출 657억 원(전년비 6.5%↓), 영업이익 152억 원(20.5%↓)로 실적이 악화됐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2분기 실적 회복에 관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주요 영업 파이프라인 가치 재조정과 실적 추정치 하향에 따라 지난달 29일 목표주가를 43만 원에서 38만 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또한 DB금융투자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3월부터 반영되면 2분기 내수와 북경 한미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한미약품의 올해 예상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8% 정도 성장한 1조1,700억 원, 영업이익은 1,000억 원으로 기대된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사노피와의 계약조정으로 인해 임상 3상 비용이 연간 200억 원 이상 축소되면서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 유한양행, ‘아쉬운 1분기 기대되는 2분기’ 한 목소리

하이투자·삼성·대신증권 일제히 목표가 ‘상향’

사진=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유한양행 본사 전경

유한양행은 주요제약사 중 1분기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회사의 이 기간 매출은 3,033억 원으로 전년보다 11% 역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81억 원만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 감소한 것. 다만, 순이익은 군포공장 부지 매각에 1,252억 원으로 237% 증가했다.

이렇게 매출이 부진했던 데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ETC 처방 감소와 원료의약품 수출 부진이 꼽힌다. 특히 상급 종합병원 위주의 영업환경망을 구축한 유한양행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1분기 ETC 매출은 전년보다 13% 줄어든 1,937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원료 의약품 사업부 매출은 전년에 비해 반토막(49%↓)으로 줄어든 247억 원을 나타냈다. 길리어드로부터 도입한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매출이 207억 원으로 31% 감소했다. 특허만료로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도 160억 원의 실적만을 올려 전년보다 19% 줄어들었다.

하지만, 2분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연매출 400억 원 규모의 신약 도입으로 ETC 매출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며 로얄티 수령에 따른 실적개선도 전망된다. 마스크 등의 수요 증가로 인한 유한킴벌리의 지분법 이익과 군포공장 부지 매각에 따른 1,300억 원의 자금 활용도 이익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특히 기술료는 얀센의 마일스톤 대가 385억 원이 2분기 반영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NASH 치료제 임상 1상 개시에 따른 추가 기술료 유입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증권 분석가들은 2분기 최대 수혜주로 유한양행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실적이 바닥구간이라며 목표주가를 52,000원에서 5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삼성증권(53,610원→55,000원), 대신증권(58,000원→59,000원)도 상향 제시했다.

한편, 유한양행의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대비 약 5%정도 성장한 1조5,500억 원, 영업이익은 600억 원으로 2분기 이후 턴어라운드가 전망 된다.

>> 녹십자, 1분기 백신매출 성장 ‘견인’...판관비 증가가 발목 잡아

키움증권, 1분기실적 하회 불구 수익성 개선 기대에 목표가 올려

사진=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본사 전경

녹십자는 1분기 백신 매출 호조로 양호한 외형 성장을 나타냈다. 연결기준 매출 3,078억 원(전년비 9%↑), 영업이익 61억 원(284%↑), 당기순손실 39억 원을 기록한 것. 하지만 시장 눈높이에는 맞추질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는 작년 기저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 된 듯 보이지만 컨센서스에는 부합하지 못한 실적을 냈다고 지적했다.

매출은 백신 수출이 코로나19 사태가 호재로 작용해 844% 늘어난 255억 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비용 측면에서 크릴새우 홈쇼핑 판매로 지급 수수료가 70억 원이 증가했고 ‘비맥스’ 광고선전비 등이 늘면서 판매비와 관리비가 전년보다 15%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성장에 비해 영업이익은 61억 원에 그쳤다. 영업 외 측면에서도 회사가 5.7%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파멥신의 주가가 급락해 약 63억 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당기순손실 39억 원이 발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 하회, 적자전환이라는 충격적 결과에도 분석가들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향후 수익성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150,000원에서 180,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수익성 향상은 독감백신 매출 확대 (1분기 133억원→2분기 266억원)와 제품믹스에 따른 원가율 개선이다. 여기에 하반기 고마진 4가 백신 매출과 ‘헌터라제’ 등 중국 매출 정상화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녹십자의 예상 매출은 전년보다 10% 성장한 1조5,000억 원, 영업이익은 8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종근당, 코로나19 수혜 ‘어닝서프라이즈’

하이투자증권, 목표가 18% 상향 제시 ‘눈길’

사진=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종근당 본사 전경

종근당은 1분기 산뜻한 실적 상승을 거뒀다. 1분기 매출 2,928억 원(전년비 25%↑), 영업이익 261억 원(56%↑)을 기록했다. 당초 약간의 실적 상승은 예상됐지만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결과를 나타낸 것.

이 같은 실적 상승은 ETC 성장이 주도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폐렴 백신 프리베나가 전년보다 6배(504%)에 달하는 147억 원의 처방실적을 나타내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이외 프롤리아주(매출 105억원, 전년비 355%↑)도 껑충 뛰었다.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는 급여 확대 이후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제 ‘케이캡’의 코프로모션에 따른 매출도 1분기에만 130억 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여기에 기존 제품인 당뇨약 지누비아(345억원, 3%↑), 고지혈증치료제 아토젯(153억원, 24%↑),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145억원, 8.5%↑)도 힘을 보탰다.

회사는 향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성공 가능성에 우려가 있었던 프롤리아가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았고 라니티딘 제제의 판매 중단 이후 케이캡의 성장도 가속화 되고 있다. 여기에 신규 도입한 비만약 ‘큐시미아’, 야간뇨 ‘미니린’, 피임약 ‘머시론’ 등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종근당이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목표주가를 110,000원에서 130,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종근당의 올 예상 매출은 지난해 보다 10% 증가한 1조 1,900억 원, 영업이익은 7% 늘어난 8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 동아에스티, 1분기 묻지마 ‘어닝서프라이즈’

2분기 실적 부진예상...목표가, SK는 내리고 NH는 올리고

사진=동아에스티 본사 전경
사진=동아에스티 본사 전경

동아에스티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1%가 성장한 2,012억 원을 영업이익은 158%가 늘어난 530억 원을 나타냈다.

외형 성장에는 회사의 주요 품목(97개)이 3개월간 판매 정지(정지기간 2/28~5/27) 행정처분 됨에 따라 원활한 의약품 공급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 회사는 3개월 치 물량을 유통업체에 사전 공급해 1분기 매출을 대폭 증가시켰다. 여기에 원가율 하락과 영업직원 재택근무에 따른 판관비 감소도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어나게 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ETC 1,245억 원(전년비 66%↑), 해외 420억 원(31%↑), 의료기기 192억 원(6%↑)으로 추정된다.

향후 2분기 실적은 선 매출에 따라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동안 유통업체에 쌓여 있던 재고물량 밀어내기 효과와 ETC 매출의 지속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연간 실적은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회사는 올해도 라니티딘 대체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티렌’의 매출확대와 일동제약과 파모티딘 성분의 '가스터'에 대한 공동판매로 실적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더하여 ‘슈가논’의 코프로모션 매출과 ‘주블리아’ 등 신제품의 호조가 ETC 부문의 매출 확대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반영한 동아에스티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6% 성장한 6,500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5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1분기 선 매출에 따라 전문가들의 동아에스티의 목표주가도 엇갈렸다. SK증권은 2분기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면 목표주가를 110,000원으로 하향했고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각각 108,000원과 125,000원으로 유지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1분기 실적이 확실한 어닝서프라이즈라며 110,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보령제약, 2020년도 지속되는 ‘어닝서프라이즈’

상반기 보다 하반기에 외형 & 수익성 ‘개선’

사진=보령제약 본사 전경
사진=보령제약 본사 전경

보령제약은 2018년 턴어라운드 성공 이후 안정적인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1,342억 원(전년비 13%↑), 영업이익 134억 원(전년비 42.1%↑)으로 지난해부터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코로나19 사태에도 보령제약의 주요 ETC 품목들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실제로 ETC 매출은 1,013억 원(10%↑)으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특히 고혈압약 ‘카나브’와 복합제 ‘듀카브’가 합작해 199억 원(19%↑)의 처방을 기록했고 릴리로부터 도입한 GLP-1 계열 당뇨병약 ‘트루리시티’도 성장에 기여했다. 여기에 항암제 ‘젬자’ 및 ‘젤로다’등도 성장세에 한 몫 거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라니티딘 사태의 수혜주로 꼽히는 라푸티딘 성분의 항궤양제 ‘스토가’의 처방실적도 작년대비 65% 늘어난 51억 원을 기록했다. 스토가의 월 처방액은 라니티딘 사태 전 9억 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두 배로 뛰어 오른 셈이다.

올해 회사의 매출액 전망도 좋다. 예산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 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상반기보다 하반기 더 좋아질 전망이다. 연간 매출은 5,700억 원(전년비 9%↑), 영업이익은 400억 원(3%↑)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관계사 보령 바이젠셀이 코스닥에 상장 될 경우 지분 평가에 따른 수혜도 추가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증권은 보령제약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20,000원과 19,000원에 유지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