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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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는 유튜브 영상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뉴욕 거주 한인 유튜버들은 셧다운 여파로 직장을 잃은 심정을 토로하거나 몸이 아픈데도 병원에 갈 수 없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 중이다.

심지어 연일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일부 미국인들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인마트를 점령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정부의 실책으로 일상이 무너졌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초강대국’ 미국이 쓰러졌다. 1월 21일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약 100일 만에 미국 내 확진자 수는 100만 명을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5만 명을 훌쩍 넘어 6만 명 목전이다. 전 세계 확진자의 약 3분의 1, 사망자 수는 전 세계 1위다. 미국의 참담한 ‘현실’을 담은 유튜브 영상들이 이목을 뜨겁게 받는 까닭이다.

뉴욕 시민들이 매일 오후 7시 무렵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특별한 의식을 벌이고 있다. 뉴욕 거주 중인 한 유튜버는 “뉴욕 사람들은 왜 7시만 되면 박수를 칠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뉴욕 사람들은 오후 7시가 되면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코로나의 위협 속에서도 의료진 생필품 종사자 등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밤낮으로 힘쓰고 있는 분들을 응원하는 시간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지가 너무 좋다. 이웃들과 함께 박수를 치다보면, 동지애도 느껴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 서로를 응원하면서 코로나 사태를 이기려는 뉴욕 사람들이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에서는 시침과 분침이 오후 7시를 가리킨 순간, 수많은 사람이 옥상이나 정원에 나와서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흥겹게 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만큼 현재 뉴욕시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다른 유튜버는 4월 8일 “뉴욕, 코로나로 죽은 도시”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아침부터 구급차가 많이 지나다닌다. 의사, 간호사 친구들의 말에 들어보면, 시체를 담는 가방이 동이 나서 냉동 컨테이너에 보관 중이다. 코로나19 진료 때문에 다른 질병으로 병원 가는 것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가슴에 멍울이 잡혀서 호르몬 약을 받기 위해 인근 병원의 화상센터에서 진료를 받았다.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을 추천했지만 그 병원도 방문 환자를 받지 않았다. 뉴욕에서는 다치거나 아프면 답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환자들이 병원에 몰려 일반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이다. 지난달 30일 뉴욕시가 센트럴파크에 이스트 메도우 잔디밭에 68개 병상의 임시 야전병원을 설치했다. 쏟아지는 환자 수를 감당할 수 없어 임시병상을 설치한 것. 이는 중국 정부가 우한 지역의 체육관에 수천 개의 병상을 집중적으로 세운 모습을 연상시킨다.

또 다른 유튜버는 “유튜버 B 씨는 최근 “센트럴파크의 충격적 장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집에 웬만하면 있어야 하는데 미칠 것 같아서 잠깐 센트럴파크로 산책을 나왔다”며 “산책을 하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임시병상을 실제로 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바리케이드를 쳐놓아서 병원 관계자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많아 병실이 부족해서 지은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코로나 확진됐다고 전부 입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호흡기에 문제가 있거나 증상이 있는 사람들만 입원할 수 있다. 제한을 두고 있는데도 병실이 부족하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뉴욕 시는 이달 3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시민들에게 하루 세끼 식사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미국 전역에서 이동과 비필수 시설 운영을 제한하는 셧다운(봉쇄) 조치 이후 실업자가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의 유튜버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무료 식사를 받아왔다”며 “뉴욕시 홈페이지에서 그날의 메뉴도 확인이 가능하다. 세끼를 전부 제공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사 배식도 무인으로 하고 있다. 오늘 점심식사로 샌드위치, 우유, 옥수수, 사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투버는 최근 영상을 통해 “미국 상황이 급격하게 좋지 않다. 병원 은행 등 필수업무가 아니면 출퇴근을 할 수 없는 까닭”이라며 “남편 직업은 영상 편집 프리랜서다. 광고 영상을 많이 편집해왔는데 이틀 전 남편이 실업자가 됐다”고 밝혔다.

함께 출연한 미국인 남편은 “광고는 뉴욕에서 큰 사업이다”며 “하지만 미국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 크게 타격을 입는 산업이다. 회사가 비용을 절약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게 광고예산이다. 세계 무역센터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재택근무를 하다가, 결국 마지막 계약이 끝나 직장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경각심이 부족한 미국인들의 모습을 전하는 유튜버도 있다. 20일 한인 유튜버는 “뉴욕 한인마트 개점 1시간 전 줄 서기는 기본”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1시간 전인 오전 8시에 마트를 갔는데 제가 9번째였다. 9시경엔 미국 사람들이 오기 시작하더니 주차장 끝까지 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줄을 서는 내내 일부 미국인들은 계속 떠들었다”며 “미국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도 담소를 나누는 ‘스몰 토크’ 문화가 있는데 여전히 그런 문화가 남아있다. 이점이 코로나 19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여전히 줄을 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인들의 일상이 파괴된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 미국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 이 아무개 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책임자”라며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지속해서 위험을 경고했는데도 묵살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게 문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에서는 지금 몸이 아파도 확진자를 접촉할 수 있어 병원도 가기 어렵고 실업자도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셧다운 지속으로 회사가 비용을 아끼면서 인력 감축에 나선 탓이다.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은 치료비 부담으로 코로나에 걸리면 속수무책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6일 “우리는 코로나19에 완벽하게 대비 중이다”며 “미국은 최고의 전문가가 있다. 바이러스가 오더라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감과 같기 때문에 손을 잘 씻고 이것저것을 만지고 다니지 않으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당시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약 두 달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6만 명이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살균제로 1분 안에 바이러스를 모두 없앨 수 있다”며 “살균제를 몸 안에 주입하거나 세척하는 것 같은 방법이 없을까”라고 반문했다. 코로나19가 미국민들의 생명을 앗아간 현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전무한 ‘살균제 막장쇼’를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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