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코로나19 관련 인종차별 유튜브 영상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 거주 유튜버들이 영상을 통해 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하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길거리나 상점은 물론 학교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당한 사례도 담고 있다. 영상을 접한 유학생과 시청자들의 추가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유튜버 A 씨는 3월초 “수업 중 코로나 바이러스로 조롱을 당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아일랜드 교환학생이다. 지난주 교양수업에서 저뿐 아니라 모든 한국인 학생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아일랜드의 한 대학 교수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함께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교수는 수업시간 도중 한국인 교환학생들을 향해 “너희 나라 화폐는 뭐냐”라고 물었다. 한국인 교환 학생들이 “원”이라고 대답한 순간 해당 교수는 웃으면서 “코로나”라고 수차례 외쳤다.

A 씨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코로나는 체코의 화폐 단위라서 무심코 넘어갔다”며 “하지만 제가 없을 때 쉬는 시간에 교수 앞에서 이름을 말해야 하는 ‘미니’ 수업이 이어졌다. 이때 친구가 영어 이름을 말해야할지, 한국이름을 말할지 망설였다. 그때 교수는 ‘당신들은 이름도 모르나, 혹시 코로나 바이러스 걸린 탓인가’라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수의 농담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며 “쉬는 시간이 마치고 자리에 앉으려고 제가 교수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일이 벌어졌다. 교수가 갑자기 옷으로 입을 가리면서 기침을 했다. 저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Corona Is coming(코로나가 오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너무 당황해서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냐’고 따졌다”고 설명했다.

A 씨의 항의에 교수는 “악의는 없었지만 불편했으면 사과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는 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 씨는 영상을 통해 “그때부터 눈물이 차올랐다. 화가 나면 눈물부터 흘리는 성격이라 참기 힘들었다”며 “수업을 마치고 사과를 받았지만 교수는 여전히 ‘나는 이탈리아 학생들에게도 이런 농담을 한다’며 뻔뻔한 태도를 고수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녹취록에서는 교수가 수업 도중 ‘Corona Is coming’이라고 말하자, 다른 학생들이 웃는 순간이 생생하게 나온다. 아일랜드 대학의 교수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통해 한국학생들을 조롱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 당시 만해도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최근 A 씨의 증언과 녹취록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시청자는 “영국에서 유학중인 학생이다”며 “A 씨가 해당 교수를 학교 측에 신고해야 한다. 이런 일이 학생도 아닌 교수한테 당했는데 해프닝 정도로 넘어간다면 그 교수는 앞으로도 반성하지 않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시청자는 “정말 쇼킹한 사건”이라며 “유럽에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녹취록을 바탕으로 학교와 경찰서에 당장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독일 거주 유튜버 B 씨는 최근 “독일에서 겪은 코로나 인종차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얼마 전 인종차별을 겪었다”며 “일본 식당에서 일행과 함께 밥을 먹고 계산 중이었다. 갑자기 문 뒤에서 ‘코로나!’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계산을 마친 후 문을 열고 길거리에 나갔는데 독일인 학생 3명이 골목길에 숨어 ‘켁’이라고 소리를 질러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도 우리 뒤를 계속 따라오면서 ‘일본, 중국, 한국 중 어디서 왔느냐’라고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인종차별’ 범죄가 일어난 것.

B 씨는 “무시하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또 독일 학생들이 ‘코로나’라고 외쳐서 우리도 욕으로 맞대응을 했다. 격한 시비와 몸싸움이 이어지다가 다른 독일인들이 와서 대신 사과를 했다. 일이 커지지는 않았지만 너무 화나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시청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시청자는 “독일은 유학생으로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회사에 들어가면 은근히 외국인을 차별한다”고 밝혔다. 다른 시청자는 “독일에 와서 한 번도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얼마 전 ‘코로나 바이러스 당신들이 퍼뜨린다, 당신들은 바이러스 덩어리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 언론의 보도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인종차별 관련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독일 한국대사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 대사관이 최근 독일 거주 한국인들에게 ‘인종차별 피해자들을 돕겠다’며 긴급 전화번호와 조언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했을 정도다.

단순히 독일과 아일랜드뿐만이 아니다. 스페인, 영국 등 유럽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이 담긴 유튜브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거주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외교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유럽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럽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인종차별 의식의 민낯이 드러나게 만들었다. 평소에 동양인에 대한 호감이 적은 유럽인들이 코로나19를 핑계삼아 한국인들을 상대로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 수준의 차이도 있다”며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굉장히 높지만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학에 가는 이들이 굉장히 적다. 전염병으로 인한 공포가 극대화된 상황에서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저지르고 있다. 외교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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