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가 실시한 코로나19 통제전략에 대한 논문이 주목받고 있다. 철저한 통제전략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대한 결과가 실려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에 관련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006100).

‘아이슬란드 인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란 제목으로 발표된 이 논문은 지난 1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아이슬란드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우선 감염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대상으로 ‘표적 집단 검사(targeted screening)’를 진행했다.

표적 집단에 속한 인원들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 ▲코로나19 유행이 심한 지역을 여행한 사람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의 3개 군이었다. 검사는 1월 31일부터 3월 31일까지 총 2달에 걸쳐 진행했다.

표적 집단 검사를 받은 사람들은 총 9,199명이었고 그중 13.3%에 해당하는 1,22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10일간 격리조치 됐다.

[표-1. 표적 집단 검사와 인구 검사에 대한 연구 설계]
[표-1. 표적 집단 검사와 인구 검사에 대한 연구 설계]

다음으로는 3월 13일~4월 1일과 4월 1일~4일 두 차례에 걸쳐 ‘인구 검사(population screening)’을 실시했다.

3월 13일에서 4월 1일까지 실시한 ‘일반 인구 검사(open invitation)’와 4월 1일부터 4일까지 시행한 ‘무작위 인구 검사(invitation of a random sample)’ 결과 ▲일반 인구에서는 10,797명 중 87명(0.7%, 전체 10,797명)이, ▲무작위 인구에서는 13명(0.3%, 전체 2,28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렇게 확인된 확진자 중 643개의 호흡기 검체를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어린아이일수록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았다. 표적 집단 검사에선 10세 이상의 소아 감염률이 13.7%였던 반면에 10세 미만은 6.7%로 절반가량 낮았다. 인구 검사에서는 10세 이하 환자는 아예 없었고 10세 이상 확진자는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표-2. 나이에 따른 코로나19 확진률]
[표-2. 나이에 따른 코로나19 확진률]

또한 여자보다 남자에서 확진자 수가 더 많았다.

1차 표적 집단 검사(1월 31일~3월15일)에서 발생한 확진자 177명 중 절반이 넘는 92명(52%)이 그리고 일반 인구 검사에서 나온 확진자 87명 중 46명(52.9%)이 남자였다. 무작위 인구 검사에서도 전체 확진자 중 69.2%(9명)가 남자 확진자로 확인됐다.

[표-3. 코로나19 남성 확진자 비율]
[표-3. 코로나19 남성 확진자 비율]

주목할 점은 아이슬란드가 실시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적극적인 검사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

아이슬란드는 2월 28일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사람이 첫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유행 억제 전략(containment strategy)’을 실시했다. 3월 초부터 ▲중‧고등학교 휴교 ▲20명 이상 모이는 행사 개최 금지 ▲확진자 10일 격리‧밀착 접촉자 14일 격리 등 자가격리 ▲개인위생 강조 등을 시행했다.

[표-4. 날짜에 따른 인구 검사에서의 코로나19 양성률]
[표-4. 날짜에 따른 인구 검사에서의 코로나19 양성률]

그 결과, 3월 초부터 3월 말까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률이 1%에서 0.7%까지 감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코로나19 양성률 그래프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이는 3월 13일부터 4월 1일까지 사이에 실시한 인구 검사(population screening)에서 나온 값이다. 결과적으로 아이슬란드의 통제전략이 작동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또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코로나19를 계통 발생학적인 측면에서 관찰한 결과도 의미가 있었다.

[그림-1. 코로나19 유전자 및 네트워크 분석]
[그림-1. 코로나19 유전자 및 네트워크 분석]

한가운데 있는 국가들은 중국‧홍콩‧우리나라가 속해있는 아시아권 국가들이고 왼쪽 상단의 B그룹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다. 유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A1과 A2에 속한 그룹이며 아이슬란드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밝혀낼 수 있었다.

앞서의 전문의는 “이번 데이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숙주를 옮겨가며 계속 분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전파양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초기에는 해외 유입의 비중이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과 지역사회를 통해 감염되는 비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사례를 국내에 적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약 35만 명이고, 국제공항도 수도에 있는 것 1개 뿐이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네트워크 분석을 시행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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