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제약업계에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급감해 최대 1조 8000억 원대의 매출이 증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오히려 ‘성장’이 예상돼 업계의 주목을 받는 기업들이 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치사율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제의 처방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에 ‘코로나19 국가재난 위기 제약 자국화 기반을 위한 건의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건의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줄어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이 최소 1조 8000억원대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협회는 이 같은 여파로 인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감소와 고용 위축 등 기업경영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는 달리 만성질환 치료제 쪽에 강점이 있는 종근당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

삼성증권은 최근 올해 1분기에 대한 종근당의 예상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증권은 “종근당의 2020년 1분기 실적(개별기준)은 매출액 2,825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코로나19 이슈로 외래 방문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자제하면서 장기처방이 가능한 만성질환 치료제 수요가 1분기에 일시적으로 증가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사는 만성질환 매출 비중이 50%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1분기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또한 3월 영업사원 및 연구 인력 재택근무로 마케팅 비용, R&D 비용 등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측면도 있다. 다만, 1분기에 장기처방이 집중되며 2분기 수요 공백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연간 의약품 수요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실적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표-1. 삼성증권, 종근당 2020 1분기 실적 전망치]
[표-1. 삼성증권, 종근당 2020 1분기 실적 전망치]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종근당의 두 자릿수 성장을 점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종근당의 1분기 매출액(별도기준)은 전년 대비 약 15.6% 증가한 2,70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4% 증가한 224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돼 실적 부진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종근당은 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매출액 상위 10위 이내 품목들이 대부분 당뇨 및 고지혈증, 위‧식도 역류질환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이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약들은 중간에 복용을 중단하기 어려워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에도 처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형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대 기업)의 정석이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재택근무로 인한 지출 감소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함께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재택근무해 돌입한 종근당의 판관비 지출이 이전 분기보다 12.5%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의 기초연구 실험 중단으로 인한 경상연구개발비 역시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각종 심포지엄과 제품 설명회가 취소되며 광고선전비도 전년 대비 약 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팜뉴스가 업계 자료를 바탕으로 종근당의 지난 3년간 주요 의약품에 대한 처방 실적(원외처방액 기준)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제품의 실적은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2. 종근당 2018~2020년 대형품목 원외처방액]
[표-2. 종근당 2018~2020년 대형품목 원외처방액]

특히 지난해부터 1~2월 처방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이 눈에 띄었다. 또한 앞서의 증권가 분석 자료와 같이 ▲텔미누보‧딜라트렌‧딜라트렌 에스알‧칸데모어(혈압강하제) ▲이모튼(관절염 치료제) ▲듀비에(당뇨병 치료제) 등 대다수의 제품이 만성질환 치료제로 확인됐다.

한편,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종근당을 올해의 ‘다크호스’로 보는 분석도 있었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제약사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다음의 4가지를 꼽았다.

▲ETC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 ▲이러한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ETC 부문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산설비 투자와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지 ▲생산설비 투자와 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여력이 있는지 ▲R&D에서의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지 여부 등이다.

최석원 연구원은 “종근당은 지난 10년간 역성장없이 꾸준히 외형 성장에 성공했고, 이는 본업(ETC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또한 종근당은 제약사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1번~3번 척도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것은 R&D에서의 성과다”라며 “하반기에 경구용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임상 2A상 결과를 시작으로 R&D 파이프라인에 대한 성과들이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 회사를 올해 다크호스로 꼽는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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