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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나폴리를 헤이리에서 맛보다
이태리 나폴리를 헤이리에서 맛보다
  • 이서하 기자
  • 승인 2020.04.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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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기자의 맛집 탐방기 Episode. 3
파주 헤이리, ‘피제리아 스텔라레’(Pizzeria Stellare)
별과 보름달 모양을 품은 ‘수제 화덕 피자’

에디터 김응민 (emkim8837@healingnlife.com)

피자는 전세계가 사랑하는 음식이다. 세계 어느 곳을 여행가더라도 중식당과 함께 가장 찾기 쉬운 먹거리가 바로 ‘피자’다. 하지만 피자의 본고장은 이태리고 그중에서도 ‘나폴리탄 파이’가 현대 피자의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전통 나폴리 피자를 이태리까지 가지 않고도 만날 수있는 곳이 있다. 오너쉐프가 직접 나폴리에서 근무하며 전수 받은 피자, ‘피제리아 스텔라레’가 바로 그곳이다.

한식·중식·양식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 필자와 다르게, 아내는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을 사랑하는 ‘한식파’다. 양식을 못 먹는 것은 아니지만, 금방 느끼해져 몇 숟갈 먹지 못하고 남기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탓에 연애할 때도 피자집을 방문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사실 스텔라레를 처음 방문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데이트하러 헤이리에 갔다가 원래 방문하려던 식당이 문을 닫아서 할 수 없이 찾은 것이 스텔라레였다. 사전정보도 하나 없이 들어간 곳이라 가장 무난한 마르게리타 피자와 봉골레 파스타를 주문했다.

그런데 식전 빵으로 나온 ‘빵’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 일반적인 통밀빵이 아닌, 피자 끝에 있는 도우 부분을 구워서 나온 것이었 다. 한입 베어 물어보니 겉은 바삭했고 안은 촉촉한 이른바 ‘겉바속촉’이었다. 또한 밀가루를 직접 반죽했는지 떡과 같이 쫀득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곧이어 나온 피자의 도우 역시 같은 맛이었다. 피자를 싫어할뿐 더러 먹더라도 1조각을 겨우 넘기는 아내마저도 연신 “맛있다” 는 말을 반복하며 ‘여러 조각’의 피자를 먹었다. 생각지도 못한 맛집을 찾는 순간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함께 주문한 봉골레 파스타 역시 다른 식당 에선 경험하지 못한 맛이었다. 진한 조개 맛이 우러나온 국물이 면과 적절히 조화돼 입을 즐겁게 해줬다. 특히 자작한 국물에는 매운 고추인 페페론치노가 들어있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줬다. 국물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딱 맞는 요리였다.

그러던 중 가게 벽면에 ‘Assocaizione Pizzaiouli APN Napoletani’ 라고 적혀 있는 포스터를 발견했다. 피자가 너무 맛있던 터라, 포스터에 있는 내용이 궁금해 실례를 무릅쓰고 사장님께 설명을 부탁했다.

스텔라레의 사장님은 가게의 오너(owner)인 동시에 ‘이올로 (iolo)’였다.
이올로란 장인 혹은 전문가를 뜻하는 이태리어다. 맛있는 피자가 탄생하려면 반죽에서부터 발효 과정, 그리고 화덕의 온도조절 및 굽는 시간을 일일이 신경 써야 하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스텔라레의 사장님은 “나폴리에서 수학하며 AVPN 나폴리 피자 협회 과정을 수료했다”며 “이 과정은 오직 나폴리 현지에서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거쳐야 수료할 수 있는 과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APN 나폴리 피자장인 협회가 발급한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피자를 위해선 무엇보다 좋은 밀가루가 필요하다”며 “때문에 도우를 만들 때 품질이 우수한 나폴리산 밀가루를 사용한다. 치즈도 이태리에서 직접 공수해온 제품을 사용한다. 이렇게 좋은 재료들로 만든 도우가 화덕 안에서 참나무향과 적절히 조화돼야 비로소 맛있는 피자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폴리식 피자는 400도 내외의 고온인 화덕에서 1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특히 화덕 내부는 위치마다 온도가 균일하지 않아 같은 피자 한 판 안에서도 좌우의 익는 속도가 다르다. 때문에 굽는 동안 피자를 계속 돌려가며 세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피자 맛이 어째서 그토록 맛있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대목 이었다.

가게를 나서며,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있던 내 모습을 보며 아내가 한마디 했다.

“앞으로 피자 먹고 싶을 땐 여기 오면 되겠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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