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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감염’ 없다던 코로나19, 의심 사례 나왔다
‘수직 감염’ 없다던 코로나19, 의심 사례 나왔다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4.0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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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산모 신생아 33명에 대한 코호트 연구 발표
철저한 감염 관리 속 제왕절개 통해 나온 태아 ‘양성’ 판정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국내에서는 1만 명을, 전세계에선 100만 명을 넘었다. 이처럼 무서운 확산세에 더해, 최근 코로나19의 수직 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논문이 발표돼 임산부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전문가들은 수직 감염에 대한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게 봤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과 만성 기저질환자 그리고 임신부 등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임산부는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산모는 태아를 받아들이기 위해 본인의 면역을 낮추게 된다. 때문에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에 걸리더라도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산부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한 임산부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4월에 출산을 앞둔 상황인데 걱정이 너무 크다”며 “병원에 정기검진 받으러 내원하는 것도 두렵다.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태아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불안한 마음뿐이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간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수직 감염 사례가 없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었다.

대한바이러스학회는 지난 2월 6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태반을 통과할 수 없다”며 “따라서 바이러스가 임산부로부터 태반을 통해 태아로 수직 감염을 우려할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 의학 저널 란셋(Lancet)에 2월 12일 게재된 연구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산부 9명이 낳은 신생아 모두가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임산부의 양수와 제대혈, 신생아의 인후 도찰물 샘플 등을 토대로 코로나19에 대한 RT-PCR(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연구진은 자궁 내 태아 감염, 즉 수직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저자는 논문을 통해 “비록 이번 연구에서 임산부의 숫자가 적다는 한계점은 존재하지만 수직 감염에 대한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임산부가 임신 후기에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신생아가 수직 감염되거나 혹은 심각한 이상 반응을 유발한다는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에선 그간의 주장과는 다른 결과가 제시됐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산부 33명이 출산한 신생아 가운데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중국 의료진 지난 3월 26일, ‘COVID-19 확진자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신생아 33명에 대한 조기 감염, 중국 우한에서의’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doi:10.1001/jamapediatrics.2020.0878).

의료진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중국 우한의 소아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에게서 출생한 신생아 33명에 대한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33명의 아기는 모두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났고, 전체의 9%에 해당하는 3명의 아기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표. 중증의 급성 호흡기 증후군(코로나19)을 앓는 신생아 3명에 대한 연표]

감염된 신생아 중 첫 번째는 임신 40주에 태어났다. 생후 2일째부터 발열과 무기력증을 보여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흉부 방사선 사진에선 폐렴 증상이 발견됐으나 다른 검사에선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두 번째 아기의 경우, 산모가 임신 40주 차에 폐렴이 있어 제왕 절개 수술을 진행했다. 이 아기 역시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흉부 촬영을 통해 폐렴이 확인됐다.

이 두 환자(신생아)를 대상으로 생후 2일째와 4일째 비인두 및 항문 면봉 검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6일째 되는 날 실시한 검사 결과에선 음성이었다.

세 번째 아기는 상황이 심각했다. 이 아기는 임신 31주 차에 출생했는데, 산모의 폐렴 증상과 더불어 태아에게서 ‘태아절박가사’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태아절박가사(fetel distress)란 분만 중에 태아로 전달되는 산소가 부족해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태아의 장기나 뇌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산모에게 산소를 주입해 태아에게 산소를 공급해줘야 한다.

세 번째 아기 역시 앞서의 두 신생아와 같이 생후 2일과 4일에 실시한 비인두 및 항문 면봉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7일째 되는 날 진행한 검사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다.

다행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생아들은 모두 활력 징후가 안정화되거나 점차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최근 발표된 2편의 연구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수직 감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어떠한 임상적 결과도 찾을 수 없었다”며 “이번 코호트 연구에서는 모자 수직 감염을 배제 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서 임산부를 철저히 검진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또한 철저한 감염 관리와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에 대한 격리, 그리고 코로나19 수직 감염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바이러스학회 관계자는 “해당 논문을 검토했으나 수직 감염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과학적 증거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한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가 없다. 기존에 밝힌 입장에서 바뀌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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