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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줄 서기’ 싫으면 ‘강남역 지하1층 약국’ 가라?
마스크 ‘줄 서기’ 싫으면 ‘강남역 지하1층 약국’ 가라?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04.0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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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구매’ 올킬한 ‘프로 마스크 구입러’ 꿀팁 대방출
메디컬 빌딩 틈새시장, 번호표 없는 약국 노려라

최근 ‘프로 마스크 구입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의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부터 줄곧 약국 방문을 통해 마스크 구매에 성공한 이들이다. ‘프로 마스크 구입러’들의 증언을 토대로 공적 마스크 구입을 위한 ‘꿀팁’을 심층 분석했다.

‘마스크 수급대란’ 방지를 위한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약 한 달이 흘렀다. 약국을 통한 마스크 구매는 제도 시행 초기와 달리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대기줄이 여전한 모습이다. 약국에서 배부하는 번호표를 받지 못하거나 헛수고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 등잔 밑이 어둡다? 유동인구 100만인데 ‘줄 없이’ 마스크 구입

하지만 강남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A 씨(35)는 단 한 번도 ‘허탕’을 치지 않았다. 그야말로 ‘강남 프로 마스크 구입러’인 것. A 씨는 “공적마스크 배부 첫날인 월요일 오후 12시경 강남역 인근 약국에서 마스크를 손쉽게 구입했다”며 “대기줄도 거의 없었다. 그 때만 해도 첫 날이라 마스크 구입이 어렵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였는데 오히려 구입이 쉬워 상당히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튿날에도 오후 7시쯤 다른 약국에서 마스크를 대기 줄 없이 구했다”며 “마스크 배부 4주차에도 3분 정도 기다린 뒤 바로 마스크를 샀다. 제가 들른 약국은 병원과 붙어있는 약국도 아닌 데다 지하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 곳이다. 마스크맵으로도 쉽게 검색할 수 없다. 일부러 찾아와야 하는 약국이기 때문에 구입이 쉬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강남역 인근은 ‘약국 밀집 지역’이다. 성형외과, 치과를 중심으로 1차 의료기관이 밀집한 메디컬 빌딩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강남역 고층 빌딩 속 약 20개의 약국이 성업 중인 까닭이다. 그만큼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강남역 지하 약국은 마스크 구매의 ‘틈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접근성이 비교적 높은 1층 약국의 마스크가 소진하더라도 지하 1층에 있는 약국엔 마스크 재고가 충분할 수 있다는 것.

팜뉴스 취재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31일 오전 11시경 지하 1층에 있는 한 약국의 약사는 “재고가 충분히 남았다.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약사는 “마스크 재고가 많은 편이다. 오시면 바로 구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 씨가 공적 마스크 배부기간 내내 ‘강남 프로 마스크 구입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 번호표 배부 약국은 ‘제끼고’ 종합 병원 인근 약국을 공략해야

가정주부 B 씨(61)는 마스크 구입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종합병원’에 가면 ‘줄’ 없이 마스크를 바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B 씨는 “매주 금요일마다 마스크를 구입했는데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며 “공적마스크 구입 첫날부터 대기줄이 짧아서 바로 구입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대기줄조차 서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줄을 서는데 마치 보물을 얻은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번호표를 배부하는 약국을 피했다”며 “번호표를 미리 주는 약국에 늦게 가면 헛걸음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집주변에서 마스크 구매에 실패한 이후 바로 중소종합병원에 있는 약국으로 향했다. 농협 건물 뒤에 한적한 곳에 있는 병원인데 그곳은 약국이 하나뿐이다. 더구나 12시에 일제히 판매를 시작해 번호표를 받을 필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B 씨가 방문한 남양주 B 병원은 앞서 강남역 인근 지역과 유사한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다. B 병원 주변은 상가 밀집 지역으로 주거지역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있다. 접근성이 좋은 ‘집 앞 약국’들의 마스크 재고가 빠른 속도로 바닥나는 반면 B 병원에 있는 약국 마스크 재고가 충분한 이유다. 아침부터 번호표를 배부받기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종합병원 앞은 약국 자체가 많다”며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약을 타러 왔다가 주말에 다시 찾을 정도다. 특히 일요일에 문을 여는 약국은 평일보다 두 배가 많은 마스크 500개가 들어온다. 공급량이 워낙 많아 주말엔 줄을 전혀 서지 않고 업무시간이 끝나도 마스크가 남아돈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 ‘고층 메디컬 빌딩’ 속 숨은 ‘마스크 천국’

한양대병원 인근에서 인도 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C 씨 역시 공적마스크 구입 첫주부터 마스크 구매를 걱정하지 않았다. 그동안 한양대병원 앞에 밀집한 문전약국에서 마스크를 쉽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C 씨는 “한양대병원은 주거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며 “보통 오후 2시에 판매를 시작하는데 직원들이 평일에도 마스크 구입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학병원은 대학교와 붙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국을 찾는 대학생들의 개강이 미뤄지면서 마스크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점도 마스크 재고에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한양대병원 주변 지역은 음식점 또는 카페가 즐비한 곳이기 때문에 인근에 아파트 단지를 찾아볼 수 없다. C 씨와 그의 직원들이 약국을 찾아 ‘프로마스크 구입러’ 지위를 굳힌 배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C 씨는 “대학병원 근처뿐만이 아니다. 1층에 내과 2층에 이비인후과 등이 몰려있는 메디컬 빌딩은 약국이 밀집한 곳”이라며 “제가 토요일에도 자유롭게 줄을 서지 않고 마스크를 사온 이유다. 약국이 몰려있는 곳이지만 생각보다, 고층 빌딩이기 때문에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적다. 인적이 뜸하기 때문에 줄을 서지 않고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C 씨가 전한 '꿀팁'을 확인하기 위해 30일 오후 3시경 마포구 인근의 메디컬 빌딩을 찾았다. 층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 대기줄’ 없이 손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2층 약국의 약사는 “여기는 마스크가 차고 넘친다”며 “1, 2, 4, 5, 6층에 있는 약국마다 매일 수백개의 마스크가 공급된다. 오전 9시에 오면 무조건 구할 수 있다. 늦게 오셔도 문제없다. 여유가 있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기자 역시 이날 줄서지 않고 마스크 2개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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