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제약사에 미칠 영향이 수치로 나왔다. 대다수 제약업계 임원들의 입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앞으로 6가지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딜로이트 차이나는 ‘중국 제약&의료 산업에 대한 2020년 6대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글로벌제약사 임원 104명에게 코로나19 여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예측 자료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제약사 중 거의 모든 곳이 정상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시행하고 있었다.

우선 약 90%의 제약사가 ‘직원들을 위한 유연 근무제 도입’을 시행했고, ▲직원들의 건강 및 위치‧이동 정보(84%),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위기관리팀 신설(67%)이 그 뒤를 이었다.

[표-1.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하였는가? (복수응답 가능)]

하지만 이 같은 대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제약기업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매출목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약 40%에 가까운 응답자는 올해 목표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답했고, 매출이 목표 대비 20% 이내로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21%였다. 매출 하락 폭이 20%가 넘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응답자도 15%였다.

이에 반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전체의 6%뿐이었다. 이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히려 의료 수요가 늘어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표-2. 코로나19가 올해 목표 매출액에 미칠 영향은?]

제약회사 임원들은 ‘영업‧마케팅 활동에 제약’을 이 같은 부정적인 답변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업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활동이 중지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방침상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실적 압박이 크다”며 “어쩌다 사무실에 나오더라도 의료기관 출입 자체가 힘들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영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상반기 매출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의 임원들은 마케팅 활동 제한 이외에도 ▲수요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43%) ▲임직원 재택근무의 비효율성(39%) 등을 들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비관적으로 예상했다.

또한 “현재의 위기가 기업의 어떤 측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절반이 넘는 임원이 ‘공급망 관리(59%, supply chain management)’와 ‘재무적 압박(51%, financing pressure from income, cash flow and cost)’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여파를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에 대한 의견도 집계됐다.

중국 글로벌 제약회사 임원들의 50%는 지방 정부 및 병원과의 협력 강화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답했고, 공급망 관리 강화도 43%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응답자의 42%는 온라인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디지털 변화 가속(39%) ▲고객서비스 유지를 위한 신기술(웹‧모바일) 시행(38%) ▲인적자원 활용(38%) ▲신제품 론칭 가속화(28%) 등이 꼽혔다.

[표-3.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우선순위 4위까지)]

이 같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딜로이트 차이나는 코로나19 여파로 제약업계 및 관련 산업이 겪을 6가지 변화를 예측했다.

① 공공의료 자원 최적화와 질병 예방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는 의료 체계 개선

② 새로운 의료 기술 도입: 질병 관리를 위한 빅데이터와 임상적 판단을 위한 AI 분석 도구

③ 질병통제센터(CDC)의 역할과 권한 증가

④ 가시성과 효율성을 재고를 위한 기존 공급망 재고

⑤ 디지털 업무 역량 확보에 대한 장기적 투자 필요

⑥ 향후 유망한 투자 분야로 기업 포트폴리오 전략의 잠재적인 조정

딜로이트 차이나의 생명과학 부문 책임자인 Jens Ewert는 “어떤 국가에서든 코로나19가 발생하면 디지털 기술 및 솔루션이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AI 기반의 진단 도구 사용과 같은 질병 예방 및 감시가 더욱 강조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딜로이트 코리아 그룹 생명과학 섹터 리더인 황지만 파트너는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생명과학 분야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며 “산업의 특성상 올해 매출 감소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수익성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헬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중국의 경우 예약, 진료, 처방, 보험 및 처방약 배송과 같은 모든 의료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의료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아직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의료비용 부담’이라는 요인 하나만으로도 원격진료 시행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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