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시즌을 알리는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약사 출신 예비후보들의 ‘유튜브 대전’ 판세가 엇갈리고 있다.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 후보들은 먹방, 맛집 등 톡톡 튀는 콘텐츠로 젊은층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일부 후보들은 관심을 전혀 쏟지 않아 ‘전투의지’를 상실한 모양새다.

‘벚꽃’ 총선을 맞아 ‘유튜브 대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지역사회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일면서 각 후보들이 유튜브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 출신 예비후보들이 최근 앞다투어 채널을 개설하면서 ‘이색’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이다.

‘유튜브 대전’의 선두주자는 전혜숙 민주당 예비후보(서울 광진갑)이다. 전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광진구 국회의원 전혜숙’에서 20일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은 도라지 조청 만들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상세한 레시피를 공개했다.

 

전혜숙 민주당 예비후보(서울 광진갑)

영상의 압권은 전 후보가 약도라지 등 갖가지 재료를 설명과 함께 직접 믹서기에 갈아 넣는 장면이다. 앞치마를 두르고 장갑을 낀 채 요리에 열중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자신이 약사 출신이라는 점을 은연 중에 강조하고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채 그야말로 ‘소탈한’ 모습을 보인 것. 전혜숙 후보의 유튜브 채널이 최근 젊은층의 이목을 끌고 있는 배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직 국회의원이 본 영화, 정직한 후보’란 제목의 영상에서는 전 후보가 캠프 보좌진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는 영상을 통해 “국민들이 많이 속으니까,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물건이 작은데 포장만 거창하게 해놓으면 사람들이 포장만 보고 들고 간다. 하지만 정치는 진솔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껍데기를 벗고, 있는 모습 그대로 유권자에게 다가서야 하는 이유”라고 정치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전 후보 측이 ‘유튜브 대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혜숙 후보 측 관계자는 “유튜브 영상 제작을 먼저 제안한 것이 전혜숙 의원”이라며 “특히 도라지 조청 영상은 의원이 기획했다. 처음에 카메라에 대한 부담을 조금 느꼈지만 지금은 더욱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김미희 민중당 후보(경기 성남 중원)도 전혜숙 후보에 못지않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특히 김미희 후보는 ‘먹방’과 ‘공약’을 결합한 솔직발랄한 콘텐츠로 유권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미희 민중당 후보(경기 성남 중원)

김미희 후보는 최근 ‘희슐랭 가이드 3편, 치즈 닭갈비+쟁반국수+치즈볶음밥 먹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청년 게스트와 함께 지역구의 한 식당에서 닭갈비를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후보는 “오늘 방문한 식당은 199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맛집”이라며 “금광1동 주민센터 맞은편에 있는 원조닭갈비다. 대표 메뉴는 치즈 닭갈비와 쟁반국수가 있는데 둘 다 먹어보겠다”고 했다.

영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미희 후보는 영상 말미에서 “여전히 자영업하기 어려운 사회를 김미희가 바꾸겠다”며 “성남시가 운영하는 상가의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고 성남시는 이것을 받아들였다 곧 실행될 예정이다”고 자신의 공약을 강조했다. 먹방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평소 자신의 공약을 덧입힌 것.

김미희 후보 측 관계자는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영상을 전부 자체 제작하고 편집하는 중”이라며 “‘희슐랭 가이드’는 코로나19로 상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제작한 것이다. 평소 한 달에 한번 영상을 업데이트 하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집중적으로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혜숙 후보와 김미희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다른 약사 출신 예비후보들의 유튜브 선거전도 정점에 이르고 있다. 김상희 민주당 후보(경기 부천병)는 ‘김상희TV’을 개설해 최근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정혜연 정의당 후보(서울 중구성동갑)는 ‘선거후보 등록 브이로그’ 영상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유튜브 대전’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류영진 민주당 후보(부산진을)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식약처장을 지낸 ‘거물급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유튜브 채널 ‘류영진’은 최근 한 달간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았다. 구독자수는 29명에 불과한 것은 물론 전체 영상 개수도 12개뿐이다.

류영진 후보 측 관계자는 “미흡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기본적인 선거의 홍보 플랫폼이 페이스북 중심이다. 앞으로 유튜브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유튜브 딜레마’란 단어가 회자하고 있는 까닭이다.

국회 관계자는 “유튜브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아무리 유튜브가 대세라고 하지만 의원의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쉽사리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 영상을 찍더라도 ‘자연스럽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나름의 고민이 있다. 예비후보들의 유튜브 활용도가 천양지차를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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