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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경쟁력 갉아먹은 공매도, ‘규제 약발’ 통했다
제약바이오 경쟁력 갉아먹은 공매도, ‘규제 약발’ 통했다
  • 김정일 기자
  • 승인 2020.03.2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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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지수 공매도 비중 3.8%, 코스피 평균 보다 5배 높아
공매도 규제 후, 의약품지수 3.3%↑…코스피는 4.8% ‘하락’
공매도잔고, 셀트리온 ‘2조’ 규모...삼바·한미·유한 수백억대

최근 제약주는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보약’으로 작용했다. 공매도 주범으로 지목되던 외국인들도 규제 이후 제약주를 연일 매수하고 있다. 이에 의약품 업종의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공매도 비중이 높은 제약주인 만큼 규제에 따른 중장기적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지난 13일,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매도를 6개월간(3.16~9.15일) 전면 금지 시켰다.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전체의 상장 종목에 대해 계좌에 보유 주식 없이는 미리 팔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근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주가 급락에 따라 시장 불안 심리가 증폭하자, 정부가 과도한 투매 발생 가능성을 줄여 보고자 마련한 대책인 것.

하지만 공매도 금지가 국내 증시 전체에 미친 영향은 적은 듯 보인다. 코스피는 공매도 규제가 시행된 지난 16일 이후 26일까지 4.8% 하락했다. 공매도 금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그러나 제약바이오주로 보면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제약바이오 대표 지수인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규제가 시행된 같은 기간 3.3%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는 공매도 비중이 높은 제약주에게는 정부의 규제가 ‘약발’이 먹혔다는 의미다. 즉, 공매도 금지로 주가 급락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실제로 팜뉴스가 한국거래소 통계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공매도 잔고의 시가총액 비중은 의약품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기준, 의약품 업종의 공매도잔고 비중은 3.8%로 코스피 평균 0.73% 보다 5배 이상 높게 나왔다.

이는 다른 대표적인 업종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은 0.28%로 의약품 업종과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 외에도 건설업 0.82%, 금융업 0.38%, 음식료 0.56%, 철강금속 0.27% 비중으로 조사됐다.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등은 공매도로 인한 투매의 우려를 막아냈고 의약품 업종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의 주가는 6.5% 올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은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파미셀과 부광약품, 에이프로젠제약 등이 각각 78%, 11%, 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공매도 잔고 금액은 셀트리온이 가장 높았다. 공매도 잔고 평가액만 2조원(1조9,7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8.46% 비중에 달했다. 국내 압도적 1위의 규모다. 우리나라에서 비중이 2% 이상일 경우 화장품 업종의 아모레퍼시픽이 3,500억원 규모(3.52% 비중)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 격차가 큰 상태다.

이어 공매도 잔고는 제약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4,960억원, 1.6% 비중), 한미약품(347억원, 1.2%), 유한양행(316억원, 1.2%), 파미셀(216억원, 2.3%), 부광약품(208억원, 1.8%), 에이프로젠제약(98억원, 3.1%), 신풍제약(83억원, 1.3%), 녹십자(56억원, 0.4%) 등이 대표적으로 높았다.

주목할 점은 그 동안 공매도 주범으로 지목되던 외국인이 규제이후 의약품 업종을 지속적으로 사들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9일간 의약품 업종 주식을 하루도 빠짐없이 사들였다. 제약주를 사들인 금액만 3,722억원 규모다.

반면, 제약주와는 달리 코스피에서는 반대로 매일 팔아치웠다. 무려 5조원(4조9,827억원) 규모다. 제약주가 공매도 금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 외국인 수급으로 확인된 셈이다.

외국인이 유독 공매도가 많은 배경에는 주로 기관투자가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개인들보다 신용도와 갚을 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까닭에 공매도가 쉽사리 허용된다. 반면, 개인은 공매도 진입장벽 탓에 주식시장에서 약 1% 만이 이용하고 있다.

제약주의 공매도 이용자 역시 외국인이 대량 보유했다.

실제로 최근 셀트리온의 주된 공매도자는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씨티그룹, 메릴런치 인터내셔널, 크레디트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등이다. 유한양행은 맥쿼리은행, 삼성제약은 크레디트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파미셀·진원생명과학·명문제약은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가 공매도 잔고를 보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바이오엔 투기적 성격의 공매도가 많았다. 이로 인한 주가 하락은 결국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을 갉아 먹었다”면서 “정부의 공매도 규제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급 매매동향이 향후 주가를 뒷받침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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