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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로 몰릴라”…이탈리아, 유럽 최다 확진국 ‘이유있다’
“테러리스트로 몰릴라”…이탈리아, 유럽 최다 확진국 ‘이유있다’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03.2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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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거주 유튜버 생생 목격담 후기
“마스크 착용 관점, 우리나라와 전혀 달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한 가운데 이탈리아 거주 유튜버들의 영상이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영상은 이탈리아 확진자 수가 유럽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현지인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 유튜버들은 문화차이, 대응 지침 등 다양한 근거를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24일 기준(현지시간)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0만명을 돌파했다. 사망자는 1만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유럽지역에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피해는 단연 압도적이다. 이탈리아 한 곳의 누적 확진자수만 6만 9176명, 누적 사망자는 6820명을 기록했다. 중국 우한 지역보다 더욱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전 세계 최초로 ‘전국봉쇄령’을 취한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국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목격담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마에 거주하는 한 유튜버는 최근 유명 관광지인 ‘자니클로 언덕’의 모습을 촬영한 장면을 담았다. 이 곳에 있는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밀라노 등 이탈리아 북부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 중이란 사실을 감안해도, 상당히 낯선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유튜버는 “로마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이곳에 있는 분들을 보아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며 “이탈리아가 상당히 심각한 사태라고 하는데 자니클로 언덕에 오른 사람들을 보면 무감각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지침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에서는 확진자와 직접 접촉해서 자신이 감염 위험성에 노출되거나 본인의 증상이 이상해서 검사를 받기 전 단계 또는 확진 환자를 보조하는 경우에만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

실제로 이탈리아 보건당국(salute)의 코비드19 예방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의 간병인만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 심지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마스크 착용은 손, 입 및 눈 사이의 더욱 잦은 접촉으로 인해 감염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권고했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국내 인식과 차이가 상당한 부분이다.

코비드19 예방 지침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거주 유튜버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과거부터 이탈리아 국민들은 마스크 착용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다른 유튜버는 “유럽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쓰면 테러리스트로 바라본다”며 “질병이 있어서 마스크를 썼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유럽인들은 아프면 집에 있거나 병원에 간다. 아픈데 일하러 가는 사람도 없다. 마스크를 쓸 정도로 기침을 하고 아프면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뜻이다.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를 쓰면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서구권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는 행위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며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다. 잠재적 범죄자나 사회적인 격리조치가 필요한 존재로 취급한다. 실제로 영국을 유학하면서 황사 마스크 쓸 때마다 ‘아프냐’고 묻거나 멀리 떨어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인식이 지금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폭증하는데도 이탈리아 국민들이 여전히 ‘마스크 미착용’ 태도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유럽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탈리아 보건당국 지침의 영향이 있지만 마스크 자체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전혀 친숙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써왔다. 마스크 ‘친밀도’가 남다르다는 뜻이다. 황사 덕택에 약국에 가서도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마스크는 구하기 어려운 데다 희귀하고 낯선물건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유튜버는 목욕 가운 문화를 바탕으로 ‘색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한 유튜버는 “이탈리아에서는 샤워가운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샤워가운은 한국 사람들에게 불편하다. 그런 습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이탈리아인들의 삶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는 불편한 물건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인들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게 아니다”며 “이탈리아 사람들이 오토바이 헬멧을 쓰지 않는 것을 본적이 없다. 그들은 법이라면 지키고 법이 아니라면 선택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착용이 불편한 것은 물론 법적인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런 인식이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지금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그야말로 팬데믹 상황”이라며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문화 때문에 폭발적인 확산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이유 불문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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