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당시 세종대왕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참기름을 이용한 방법을 지시했다. 허무맹랑한 방법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참기름 처방전’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참기름이 구강에 들러붙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씻어내는데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세종판 ‘참기름 처방전’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뜻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세종의 시대’인 약 600년 전에도 전염병은 위세를 떨쳤다. 1434~35년경 약 3262명의 함경도 백성이 전염병으로 죽었다. 7년 후인 1444년(세종 26년)에도 전염병으로 수많은 백성들이 세상을 등졌다. 전국에 전염병이 돌때마다 세종대왕은 처방문을 일일이 써서 전국에 내려 보내는 일을 반복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세종이 코로나19와 같은 급성전염병을 위한 대비책으로 ‘참기름 처방전’을 권했다는 점이다.

세종은 “급성전염병이 도질 때, 한 자리에 거처하는 경우에도 감염되지 않는 처방이 있다. 매일 아침 세수할 때와 밤에 자리에 누울 때 참기름을 코 안에 바른다”며 “전염병 확산이 너무 빨라 약을 구할 수 없으면 급한대로 종이 심지를 말아서 콧구멍에 넣어 재채기 하는 것이 좋다”는 지시를 내렸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참기름을 이용할 것을 백성들에게 권한 것이다.

그렇다면 ‘세종판 참기름 처방전’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참기름을 몸에 바르거나 먹으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은 허위정보”라고 밝혔다. 참기름을 이용한 코로나19 예방법을 공중보건에 위해가 될 수 있는 ‘가짜뉴스’로 규정한 것.

이렇듯, WHO의 입장에서 해석하면 세종의 처방전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참기름을 몸에 바르지 않고 다른 형태로 사용한 것이라면,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처방전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아침에 세수할 때 참기름을 코 안쪽에 바르는 것은 코세척을 하라는 뜻”이라며 “종이심지를 말아 콧구멍에 넣어 재채기를 할 때도 참기름을 이용했다면 가글과 비슷한 개념이기 때문에 이는 더욱 주목할 만한 역사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성분은 인지질이란 지질성분이다. 기본적으로 점액 친화력이 강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구강 상피세포 점막에 들러붙는 것이다. 인지질 성분이기 때문에 물을 마셔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는 점액 친화성을 특징으로 하는 Orthocoronavirinae에 속하며, 0.1~0.2μm 크기로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 중 입자의 크기가 가장 크다. 바이러스의 껍데기는 인지질로 구성돼 있다.

인지질 껍질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점액 친화성을 보이면서 인후두의 호흡상피세포에 들러붙어 증식하면 코로나19 감염이 시작하는 것. 점액 친화성이 낮은 바이러스들은 대부분 음식물이나 물과 함께 식도로 내려가지만 코로나19는 씻겨 내려가지 않고 구강에 머무르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의 전문의는 “참기름의 주성분은 지방이다. 참기름을 코 안쪽에 바르면 지방이 인지질 성분에 붙어 함께 식도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코로나19를 밀어낼 수 있다”며 “종이심지를 말아 콧구멍에 넣어 재채기를 하는 것은 가글 방식이다. 종이심지에 묻은 참기름이 구강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제거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황당무계한 예방법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도 세종대왕이 전염병 창궐의 진원지를 ‘구강’으로 해석해 처방전을 내린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2월 24일 세계 3대 저널인 네이처에 발표된 ‘구강 점막의 상피 세포에서 2019-nCoV의 ACE2 수용체의 높은 발현’이란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가 우리 몸의 세포로 들어가기 위해 사용하는 수용체인 ACE2이 다른 부위보다 구강 점막에서 주로 발현됐다. 특히 혀의 상피 세포에서 고도로 농축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종대왕의 지혜가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의 전문의는 “구강에 들러붙은 코로나19가 바이러스 확산의 주된 원인이란 뜻”이라며 “그때는 감염병 바이러스의 외피나 껍데기가 인지질 성분이고 점액친화성이 있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시대였다. 인지질에 지방 성분인 참기름을 넣어주면 바이러스가 쓸려 내려간다는 사고에 착안한 예방법이다. 지혜가 돋보인 처방전이기 때문에 놀라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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