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의 ‘유튜브 홍보 전쟁’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중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형식의 웹드라마를 통해 탈모치료제를 광고하거나 ‘역할 바꾸기’를 통한 이벤트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재기발랄한 내용의 영상을 향해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제약사들의 유튜브 시장에 대한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날달 7일 현대약품 유튜브 채널은 ‘머리카락이 화폐가 된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웹 드라마 형식의 스릴러물로 웅장한 음악과 함께 카메라는 서울 도심을 비추는 장면이 나온다. 흥행 영화의 예고편(티저)을 패러디한 것.

영상은 첫 장면부터 파격적이다. 주인공이 버스를 탈 때 교통 카드리더기에 ‘카드’가 아닌 한 움큼의 머리카락을 찍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30가닥’을 주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는 장면도 압권이다. 현대약품이 ‘머리카락이 화폐인 사회’를 가정한 형태의 웹드라마를 제작한 것.

영상에 따르면, 편의점을 나온 주인공 목덜미에는 ‘34807’란 숫자가 쓰여있다. 주인공이 지닌 머리카락의 개수다. 주인공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빠질 때마다 충격에 빠진다. 머리카락 개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부자’로 취급받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점차 머리카락 개수가 ‘102532개’인 다른 친구를 시기하고 질투한다. 그는 머리카락 이 넘치는 비결을 알고 싶어하지만 친구는 ‘니가 알아낼 수 있겠어’라며 거만한 태도를 보인다. 주인공은 머리카락 개수를 늘리기 위해 물마시기, 머리넘기기 등 친구의 모든 행동을 따라하지만 좌절을 거듭하고 만다.

결국 영상 말미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친구가 약국에 가서 현대약품의 탈모치료제인 ‘마이녹실’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급히 약국을 찾아 ‘방금 그 사람이 사간 것을 달라’고 읍소한 뒤 마이녹실을 구매한 이유다. 마이녹실을 복용한 주인공이 풍성한 머리카락 개수를 자랑하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유튜브 영상의 러닝타임은 무려 1분 35초. 자칫 지루한 감이 있을 수 있지만 영상은 긴장감 있는 추격전 형태의 스릴러식 구성과 ‘머리카락’이 곧 ‘돈’이라는 색다른 가정으로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 누리꾼은 “영화 예고편인 줄 알았다”며 “무슨 영화인지 하고 끝까지 봤다. 최고였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다른 누리꾼 역시 “영상의 퀄리티가 정말 좋다”며 “정말 재밌었다”라고 덧붙였다. 영상의 조회수는 17일 현재 1만2000건을 기록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약품 유튜브 채널에 최근 올라온 ‘떠나간 애인을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영상의 조회수는 약 4만 7000건이다. 남자친구(김모발)과 그의 애인(두피)의 이별 이야기 속에서 탈모치료제 관련 웹드라마를 제작한 것. 현대약품 유튜브 채널이 현재 구독자수 4만 명을 기록한 배경이다.

 

유한양행의 ‘건강의 벗’ 채널은 치료제 관련 광고 영상이 아닌 색다른 콘텐츠로 젊은층의 인기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건강의벗’이란 형식의 영상에서는 최근 “서로가 꿈꾸는 행복은 다르다”는 취지의 ‘행복이몽’이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유한양행은 ‘현실자매의 리얼 토크 '언니' VS '동생' 당신의 선택은’ 이란 영상에서 언니와 동생의 역할 바꿔서 생각해보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영상에선 오채아(11)와 오채린(7) 자매가 등장한다. 제작진이 동생인 채린양에게 “언니가 되고 싶은 이유”를 묻는 순간, 채린양은 “친구집에 놀러갈 수 있고 용돈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언니인 채아양은 “언니에 대해 잘못알고 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이 양보해야 하고 이상한 말을 동생 눈높이에서 받아줘야 한다‘고 반박한다.

채아양은 제작진에게 ‘저는 오히려 동생이 되고 싶다“며 ”학원도 많이 안 다니고 어린이집이나 다니면 그 생활이 재밌을 것 같다. 잠자는 시간도 쉬는 날도 많다. 동생으로 살고 싶은 이유“라고 말한다. 결국 자매는 서로의 역할을 바꿔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자매간의 건강한 의사소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는 영상을 제작했다는 측면에서 이 영상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강의벗’ 채널은 1월 16일 ‘행복이몽, 피자VS샐러드' 어떤걸 선택할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7년 우정의 친구들이 ’한 달간 맛있는 음식 먹고, 운동 4시간씩 하기‘와 ’한 달간 샐러드만 먹고, 운동하지 않기‘라는 주제를 놓고 서로 토론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다.

영상에서 두 친구는 토론을 통해 ’행복‘에 대한 서로의 다른 가치관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6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영상 하단에는 “정말 의미있는 영상이다”며 “백번을 봐도 재미있고 웃기다’는 내용의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유한양행은 ‘행복이몽’을 통해 영상에서 나온 2가지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해 댓글을 남긴 누리꾼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젊은층을 향해 자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과감한 방식의 유튜브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 것. 현대약품과 함께 유한양행이 ‘유튜브 전쟁’의 양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제약사들간의 유튜브 홍보 전쟁이 향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들리고 있다. 최근 젊은층의 일반의약품 구매와 건기식 소비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중대형제약사들의 과감한 투자가 ‘유튜브’ 플랫폼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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