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RP 억제제 계열의 만성 편두통약 시장에서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새로운 치료제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된 상황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용효과성 밖에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편두통약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테바는 최근 영국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재편해보겠다는 노림수다. 테바가 국내 출시 역시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향후 한국 시장에서 약가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CGRP 억제제 계열의 새로운 만성 편두통치료제인 테바의 ‘아조비(프레마네주맙)’가 최근 영국국립보건원(NICE)으로부터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NICE는 1만여명에 대한 아조비의 예비 투여를 승인했다.

앞서 테바는 영국 NICE에 비밀약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바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한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극약처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조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1천억원을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이었다. 경쟁약인 암젠 ‘에이모빅(엘레누맙)’의 판매고가 약 4천여억원, 앰겔러티 약 2천여억원에 비하면 매출 규모가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테바 아조비의 표시가가 연 5,000파운드(한화 약 750만원)지만, 급여권 진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가격 협상 카드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럽시장에서 편두통약 경쟁이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혼란도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

현재 국내 편두통약 시장에는 한국릴리의 엠겔러티만 나와 있는 상태다. 앞서 릴리가 국민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지만, 정부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다만, 선발로 들어온 릴리의 앰겔러티 입장에선 테바의 가격 전략을 넋 놓고 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테바가 국내에서도 영국과 같은 약가 기조를 가져갈 경우, 릴리가 앰겔러티를 서둘러 한국에 출시한 의미가 무색해지기 때문.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시장에서 에이모빅을 보유한 암젠의 향후 가격 전략도 눈여겨 볼 만하다.

앞서 지난해 9월, NICE는 암젠의 에이모빅에 대한 급여권고를 거절한 바 있다. 보툴리눔 톡신과의 비교 임상 데이터가 CGRP 억제제의 비싼 약가를 수용할 만큼 비용효과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현재 NICE 비용효과성 평가에 들어간 앰겔러티도 향후 약가 책정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냐에 따라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3파전으로 좁혀진 CGRP 억제제 계열의 편두통약 시장에서 각자도생 하기 위한 기업들의 급여권 진입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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