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사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페이스실드가 ‘마스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실드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면서 ‘마스크 무용론’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주문이 쇄도하면서 관련 업체들과 판매상이 ‘코로나19’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집단감염과 무증상 전파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페이스 실드’ 착용만으로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유튜버 의사 A 씨는 최근 영상을 통해 “피부에 묻은 바이러스는 코로나19 전염이 불가능하지만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면 전염된다”며 “면 마스크도 젖은 상태가 되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침이 마스크 안으로 스며들어 전염이 가능하다. 마스크 착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손 씻기와 얼굴을 손에 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세비말이 들어와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킬 확률도 아주 적다”며 “큰 기침과 비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눈코입에 손으로 가져다 대지 않을 정도로 예방을 해주면 된다. 페이스실드만으로도 코로나19 예방은 충분한 이유다. 비말 감염을 차단하고 손으로 호흡기를 만지는 것은 물론 락스희석액으로 소독이 가능해 재활용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필름 형태의 ‘페이스 실드’를 ‘마스크’ 대신 착용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페이스 실드’가 마스크를 대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미세 비말에 의해 감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페이스실드는 결코 마스크를 대체하지 못한다. 페이스실드의 용도는 우주복 형태의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한 것을 전제로 고글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레벨D 보호구마저도 N95마스크 착용이 필수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구나, 마스크가 아닌 필름을 얼굴에 씌우면 얼굴 부분 위아랫쪽 부분의 공기순환을 막을 수가 없다. 페이스실드의 아랫부분 쪽으로 미세 비말이 들어올 수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호흡기 주변을 완전히 가로막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데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위험한 해석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그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프린스턴대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에어로졸 상태에서 3시간, 구리 위에서 4시간, 골판지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스틸 위에선 2~3일 간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에어로졸은 침방울보다 더 미세한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아주 작은 수분을 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3시간 동안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앞서 A 씨가 언급한 큰 기침과 비말이 아니더라도 미세한 비말 형태를 통해 ‘공기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페이스실드’ 제작 업체들은 코로나19 마케팅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B 업체는 ‘페이스 실드’ 필름과 안경을 결합한 제품을 ‘안면마스크’로 홍보 중이다. B 업체는 대형 포털 사이트 쇼핑몰에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비말접촉 예방을 위한 안면마스크다”며 “상대방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투명한 마스크를 통해 완벽하게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주문 폭주로 입고가 지연된 상태다.

‘중고나라’는 더욱 노골적이다. 중고나라의 한 판매상은 “문제는 마스크보다 손이다”며 “무의식적으로 평균 23번 정도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며 “마스크는 필요없고 1주당 1-2개로 충분하다. 페이스실드는 마스크의 한계를 철저히 보완한 제품으로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과 위험을 벗어던질 수 있다”는 홍보 문구를 붙여 페이스실드를 판매 중이다. 앞서 이 판매상은 페이스실드 홍보를 위해 A 의사의 유튜브 영상 캡처화면도 첨부했다.

의료진들 사이에서 페이스실드를 이용한 코로나19 마케팅을 향해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다른 전문의는 “대구 집단감염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라며 “초기에 논란이 많았지만 무증상 전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증상이 없는데도 자신이 감염원일 수 있고 대화 상대가 무증상 전파자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실드를 마스크대용으로 홍보하면서 접근하는 사고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구 집단 감염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마스크 덕분이다”며 “구로 콜센터 등 산발적 지역감염이 폭발적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마스크 착용을 더욱 강조해야 할 때다. 마스크 대란을 이유로 페이스 실드가 대안으로 소개할 경우 집단감염이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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