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의 정기주주총회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특히 주총 집중 예상일인 3월 20일에는 대다수의 중견 제약사 및 바이오기업이 총회를 개최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타남에 따라 기업들도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가운데 약 80%가 집단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밀착 접촉이 발생하면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이 증가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정해진 일정대로 총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 2월에 주총 관련 일정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며 “내부 결산일정이나 회계감사 진행, 이사회 구성원들의 실무일정 등을 모두 고려했다. 만약 주총을 연기한다면 일정을 조율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모돼 강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코로나19의 전염력이 강한 만큼 그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하고 있다”며 “모든 참석자들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입장 전에 체온을 측정한다. 또한 주주들의 자리도 최대한 넓게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견 제약사·바이오사 12개 기업 중 대다수가 다음 주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먼저 19일에는 ▲동화약품 ▲한독 ▲휴온스 3개 회사가, 다음날인 20일에는 ▲대원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삼진제약 ▲영진약품 ▲일양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7개사가 주주총회를 연다. 그다음 주인 24일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27일에는 ▲셀트리온이 각각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 사외이사 23명 중 20명이 ‘뉴페이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이번 중견제약사‧바이오기업 12곳 중 보령제약을 제외한 모든 기업에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먼저 영진약품의 경우, 권오기 사외이사(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송창준 사외이사(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두 재선임 대상이다. 삼진제약은 황완균 사외이사(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만 재선임 대상이고 오대식 사외이사(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는 신규선임에 해당한다.

특히 오대식 이사는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경력이 있어 이 회사의 회계 및 재무분야 감독에 전문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조 클럽’에 안착한 셀트리온은 무려 5명의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주목할 점은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공동대표를 맡은 김근영 사외이사다. 경실련은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와 경제 정의의 안정적 유지를 목표로 하는 단체다. 이 곳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 3대 시민단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시민운동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만큼 이사진의 다양성을 높이는 한편, 회계 문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일양약품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각각 3명의 사외이사를, 동화약품은 2명을, 대원제약‧동국제약‧한독‧휴온스‧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명의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 이사 평균 보수액, 삼바 5.3억...‘업계 최고수준’

지난 2018년에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에게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이 가장 높은 곳은 삼진제약이었다. 이 회사가 9명의 이사(사외이사 3명 포함)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은 총 28억9천만원이다. 흥미로운 점은 30억원의 최고한도액 대부분을 집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총 안건 중에는 최고한도액 인상이 빠져 있다는 것.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이사 1인당 지급된 평균 보수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5명의 이사에게 1명당 평균 5억3천4백만원을 지급했고 셀트리온은 8명의 이사에게 평균 3억2천5백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이들의 최고한도액 역시 제약사들과 큰 격차가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셀트리온의 최고한도액은 90억원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고한도액을 기존 9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무려 20억원을 올렸다.

≫ 사업목적 추가 및 사업 다각화 따른 정관변경

12개 중견 제약사‧바이오사 중 일부는 용어 변경이나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정관변경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독은 경영목적 부문에 있어 정관을 변경한다. 이 회사는 기존 경영목적에다 수입판매업 및 수출업을 추가했다. 한독 관계자는 “사업 분야 다각화를 대비하고 관련 용어를 정비하기 위해 정관변경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변경하는 회사도 있다.

보령제약은 기존에 있던 ‘사채의 액면 총액이 8백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 외의 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사채의 액면 총액이 1천억원을 초과하지 않는...(생략)’으로 변경했다.

전환사채란 기업이 자금을 끌어오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다. 여기에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는 만큼 일반적인 회사채에 비해 이자율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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