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사 유튜버들의 ‘코로나19 영양제 추천 영상’이 이목을 끌고 있다. 해당 성분이나 제품을 복용할 경우 면역력 증가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특정 제품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유튜버도 등장했다. 하지만 의료계와 약사 사회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활용한 ‘상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에서 ‘코로나19 예방’이란 키워드를 검색하면 갖가지 ‘국민행동수칙’을 담은 영상을 접할 수 있다. ‘자주 손 씻기’, ‘눈·코·입 만지지 않기’, ‘마스크 착용하기’ 등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련한 국민행동수칙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내용의 영상이다.

국민행동수칙뿐만이 아니다. 같은 키워드로 약사 유튜버들의 ‘코로나19 예방’ 관련 영상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의약사 유튜버들이 나름대로 연구한 마스크 착용법, 손소독제 제조법 등 코로나19 예방 ‘꿀팁’을 대중에게 설명하고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다.

문제는 일부 약사 유튜버들이 경쟁적으로 제작한 코로나19 예방 목적의 ‘영양제 추천 영상’이다.

A 약사 유튜버는 최근 ‘약사추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좋은 영양제“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따로 약을 먹지 않아도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며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평소 면역력을 끌어올려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타민D는 코로나19에 좋은 영양제다”며 “비타민D는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가 먹는 밥으로 비유할 수 있다. 밥이 없으면 면역세포가 힘을 쓸 수 없고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비타민 D를 꾸준히 섭취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비타민D가 코로나19에 효과적이라는 과학적인 근거나 연구 논문을 인용한 부분을 찾을 수 없다. ‘비타민D 섭취’-‘면역력증가’-‘코로나19예방’이란 단순 도식으로 A약사유튜버가 비타민D가 코로나19에 효과적인 영양제라는 결론을 내린 것. 의료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내용이다”며 “영상에는 비타민 D를 장기 복용했을 때 바이러스 감염을 줄여준다는 내용의 임상자료, 동물실험이 없다. 그것도 없다면 세포단계의 실험 데이터라도 설명했어야 했다. 단계적 추론을 통해 과학적인 근거를 도출해야 하는데 그런 언급조차 없다. 코로나19를 이용한 상술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B 약사는 20일 “코로나19 예방법 2탄 & Y약품 인태반”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됐다. 1차 방역이 뚫린 상황이다. 마스크 착용, 손씻기, 손세정제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 면역력을 증진하고 바이러스 침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제품을 보여주면서 “P제품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P제품에 함유된 인태반에 PDRN 성분이 들어가있다. 항염증 작용과 피부. 뼈조직 재생 능력 때문에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자들에게 좋은데 면역력 증강에도 좋기 때문에 상처입은 폐조직과 상기도 부분에도 효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인태반 제품이 코로나19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인태반 성분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앞서의 전문의는 “약사들은 의료인이면서 과학자들이다”며 “어떤 과학자도 이런 식의 추론을 할 수 없다. 인태반 성분이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적이란 근거가 있다면 해당 제품의 적응증에도 그런 내용이 있을 것이다. 유튜브상의 광고 규제가 허술하다는 틈을 이용해 노골적으로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P제품은 인태반 성분의 일반의약품이다. 식약처에 의하면 ‘자양강장, 허약체질, 육체피로, 병후의 체력저하, 식욕부진, 영양장애, 발열성·소모성질환’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언급한 대목은 없다.

때문에 약사 사회에서도 약사 유튜버가 추천한 코로나19 영양제 관련 영상을 무작정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질본이나 식약처가 강조한 마스크 착용, 손씻기 지침들 외에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특정 성분이나 제품을 섭취해야 한다는 정보를 담음 영상은 비과학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약사인 전문가가 설명했다는 이유로 관련 영상을 전적으로 믿고 구매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