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들의 정기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혹시 모를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다수의 제약회사는 마스크 의무착용을 권하는 한편, 아예 전자투표를 주주총회와 병행하는 기업도 있다. 일부 제약기업의 경우 최근 상법 개정안에 따라 새로 선출된 사외이사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사의 보수한도와 정관변경에 대한 내용을 의결하는 곳도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9일 기준, 7천 명을 넘었다. 이러한 여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먼저 이 달 20일에는 주요 제약사 10곳 중 ▲광동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5개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24일에는 ▲동아에스티가, 25일과 27일에는 각각 ▲제일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이 주총을 열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모양새다.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의 경우, 주주총회 소집공고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나 ‘디지털 체온계’로 참석자들의 체온을 측정할 수 있다”며 “측정 결과 발열이 의심되는 경우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입장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프라인 주주총회와 더불어 아예 전자투표를 시행하는 제약사도 있다.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은 오프라인 주총과 더불어 전자투표제도를 활용한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주주들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전자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선 공인인증서나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본인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상정된 의안 중 수정 동의가 제출되는 경우에는 기권으로 처리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최될 주주총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안건들이 처리될 예정이다.

≫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

올해 2월부터 적용되는 상법 개정안으로 상장사의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됐다. 때문에 동아에스티와 GC녹십자는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로 신임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선출한다.

동아에스티는 기존 우병창 사외이사(숙명여대 법학대학 교수)를 대신해 건보공단 이사장 보좌관을 거친 김학준 신임이사(PA-Partners 행정사무소 대표)를 선임한다. GC녹십자는 현재 최윤재 사외이사(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자리에 이춘우 신임이사(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를 임명한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사외이사가 담당하던 전문성을 고려해 신임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제일약품과 유한양행은 각각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JW중외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도 1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 이사의 보수한도 변경 및 승인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에게 지급되는 보수 역시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주요 제약사 이사들에게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이 가장 높은 곳은 유한양행(32억5천만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각각 22억7천만원과 17억6천만원을 지급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사 1인당 지급된 평균 보수액 역시 같은 순서였다. 유한양행은 이사 1명당 평균 3억2천5백만원이 지급됐고 한미약품 2억8천3백만원, 종근당 2억5천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사에게 지급되는 보수의 최고한도액을 높인 기업도 있었다. 광동제약은 최고한도액을 기존 25억원에서 27억원으로 늘렸다. 이 회사의 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3천8백만원으로 확인됐다.

≫ 신규 사업·주식분할 등에 의한 정관변경

기업별로 필요에 따라 정관을 개정하는 곳도 있다.

일동제약과 대웅제약은 사업 부문에 변동이 있어 정관을 변경한다. 먼저 일동제약은 기존 사업목적에 더해 ‘연구개발 및 연구개발 용역업’을 신설했다. 대웅제약은 ▲생명공학 관련 제품의 매매업 ▲식품 및 생활용품 상품유통업 ▲경영컨설팅업의 총 3가지를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주식의 액면가액을 변경함으로써 액면분할을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유한양행은 기존에 발행된 주식 1주당 금액을 5천원에서 1천원으로 변경한다. 이에 따라 발행 주식의 총수 역시 기존 1천5백만 주에서 1억5천만주로 바뀌게 된다. 이 회사는 이번 주식분할의 목적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의 확대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분할하게 되면 주가가 낮아져 해당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활발해져 주식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IT기업인 ‘애플’이 수차례에 걸친 액면분할로 주가 상승과 시가총액 증가와 같은 효과를 거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주식의 시장가가 낮아져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 또한 존재한다. 또한 단기 투자자의 증가로 주식의 변동성이 높아져 투기 성향이 짙어지는 부작용도 있다.

세계적인 금융 투자자 워렌 버핏은 본인 소유의 회사 ‘버크셔해서웨이’에 대한 액면분할을 주주들이 요구하자 “액면분할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늘려봤자 근본적인 기업가치에는 변함이 없다”며 “단순히 액면분할만을 위해 투자하는 이들은 결국 주주들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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