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허경영당 페이스북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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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허경영 대표가 이끄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이목을 끌고 있다. 국가와 정치권을 혁명하고, 국민에게 배당금을 주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색 정당’이지만 기성 정치권을 제치고 예비후보자 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간판을 달고 출사표를 던진 약사 후보들은 무려 4명이다. 정치권에서는 배당금 공약의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경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정작 약사후보들과 당 고위 관계자들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허경영 대표가 지난해 9월 만든 정당이다. 1년의 국가 예산에서 50%를 절약해 20세 이상 국민에게 1인당 150만원의 국민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주된 공약이다. 결혼 시 1억, 출산 5천만원 지급 등 각종 현금 공약들과 결혼부 신설, 유엔본부의 판문점 이전, 수능시험 폐지와 같은 파격적인 공약도 있다.

다소 허무맹랑한 공약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예비후보자 수는 1000명을 돌파했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의하면 6일 현재 전체 예비후보자수는 2467명. 민주당 464명, 미래통합당 653명, 정의당 71명을 기록한 가운데 국가혁명배금당은 무려 1015명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누르고 1위를 내달리고 있는 것. 당 관계자는 “공약은 허무맹랑하지 않다”며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300만원의 기탁금을 선관위에 내야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자발적으로 공약을 알리기 위해 출마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약사 출신 예비 후보들이 ‘4명’이란 점이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의약사 출신 예비후보자들은 37명, 이중 4명의 약사 후보들이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과 같은 거대 정당도 아닐뿐더러 규모가 작은데도 4명의 약사후보를 배출한 점은 이례적이다. 37명 중 의사 출신 후보들을 제외하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선택한 약사 후보들의 출마 비율은 다른 정당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후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들의 공통점은 수년간 약국을 경영해온 ‘베테랑 약사’란 점이다. 군산시에 출마한 최순정 약사(71)는 원광대 약학과를 졸업한 뒤 태광약국을 운영 중이다. 용산구에 도전장을 던진 김희전 약사(78)는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했고 한국 여약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13년 당시 ‘유재라 봉사상’ 공로패를 수여한 인물이다.

부산 서구동구에 출마한 한수연 약사(64)는 경성대학교 임상약학과를 졸업한 뒤 임상약학대학원에서 약학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에 후보로 등록한 조승리(59) 약사도 조선대학교 약학과 졸업하고 수십년간 약국경영을 해왔다. 50~70대 연령층의 베테랑 약사들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의 간판을 달고 전국 각지에서 출사표를 던진 것.

그렇다면 이들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택한 이유는 뭘까.

조승리 후보는 “허경영 대표가 내놓은 33가지 혁명공약(33공약)은 설득력이 있고 굉장히 훌륭하다. 그중 한가지가 출산수당 공약”이라며 “그동안 나라가 출산정책으로 1년에 30조를 썼는데 작년에 약 30만명이 태어났다. 차라리 그돈으로 출산수당을 5000만원을 줬다면 더욱 효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을 절약해 국민 모두에게 배당금을 1인당 150만원을 지급하면 육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33공약은 서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제시한 공약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약사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승리 후보는 “약국에서 취급하는 의약품들이 점점 건강기능식품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살기 어려우니까, 약품을 건기식으로 만들면서 우리 영역을 뺏어가고 있는 것이다. 약사가 처방전을 받아서 조제하는 존재로 전락한 이유다. 심지어 한의사 일가족이 자살한 사건에서 보듯이, 더 이상 전문직마저도 품위를 유지할 수 없는 세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65일 문 여는 약국들도 하루하루가 불안한 상황이다. 약사 직역도 다르지 않다”며 “국민 각자에게 배당금을 주면 각자의 전문영역에 충실할 수 있다.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약사간의 치열한 경쟁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배당금 공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국과 약사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국가혁명배당금당의 공약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물론 정치권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국민들을 현혹하는 공약이다. 정당의 목적이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에 맞는 합리적인 방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정책으로 국민들을 미혹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가혁명배당금당은 공약에 대한 실현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국가혁명배당금당 관계자는 “단순히 약사들뿐 아니라 의사, 공무원, 교수 등 전문가들이 많다”며 “사회 각계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직들이 많다는 뜻이다. 애초 공약의 구체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졌다면 이들이 우리당과 허경영 대표를 향해 꾸준한 지지를 보낼 이유가 없다. 이번 총선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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