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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그 파장은?
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그 파장은?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3.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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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이 시기에...?’ 음모론 솔솔 피어나는데 사무총장 지지까지
전문가, "위험성 아무도 예측 못 해"...경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생한 오염수 110만 톤에 대해 사실상 해양방류를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세계의 이목이 코로나19 사태에 쏠려 있는 사이에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오염수 방류 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과정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방류하는 쪽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후쿠시마 사고 주무부처인 일본 경제산업성(이하 경산성)이 최근 오염수 처리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경산성 전문가 소위원회에서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보관하고 있는 120만t 규모의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다. 보고서에 제시된 처리 방안은 ▲수증기 형태로 대기에 방출하는 안과 ▲물로 희석해 오염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해양으로 방류하는 안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안이다.

경산성에서 권고한 안은 오염수를 정화 과정을 거쳐 ‘처리수’로 만든 뒤, 그것을 희석해 해양에 방류하는 방법이다.

주목할 점은 여태까지 일본 정부가 경산성의 제안을 모두 수용해왔다는 것.

또한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오염수에서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물을 탱크에 담아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경산성은 ‘처리수’라 부르는 이 물을 향후 국제 기준에 맞게 오염농도를 낮춘 뒤 바다에 방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사실상 오염수 해양방류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IAEA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양방류는 전세계 원전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며 “ALPS는 오염수를 기술적으로 건전하게 처리하는 기술로 국제기준에도 부합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미 ‘처리수’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것.

세계적인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019년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위기’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도쿄전력은 ALPS를 활용해 오염수의 방사성 준위를 낮추려고 계속해서 시도했지만 해양방출에 적합한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2018년 9월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ALPS 처리 후 탱크에 저장된 물 89만 톤 중 약 75만 톤이 해양배출 허용 규제치보다 높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었다”며 “이는 도쿄전력 자체 평가에 따른 것이며 처리수 6만 5천 톤에 포함된 스트론튬 90은 규제치의 100배에 달했다. 심지어 일부 탱크에서는 규제치의 2만 배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도쿄전력은 ALPS ‘처리수’가 오염수의 방사성을 배출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이란 주장과 실제 상황이 전혀 다른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오염수에 대한 ALPS 처리 과정에는 기술적인 한계와 비용 문제로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트리튬(삼중수소)의 제거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방사능 오염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중수소는 음식이나 공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올 경우 체내에 있는 수소와 치환이 발생한다. 우리 몸의 유전자는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만약 삼중수소가 침투한다면 세포 손상과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골수암, 갑상선암, 피부암 등이 발병한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최경숙 활동가는 “일본에서 명명한 ‘처리수’는 허울만 좋은 이름이지 결코 안전한 상태가 아니다”며 “도쿄전력도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도쿄전력이 발표한 보고서에서조차 처리수에 세슘이나 코발트60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저장 탱크마다 오염수의 농도가 모두 다르다”며 오염수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지하수나 빗물이 섞이면 오염 농도가 옅어진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고 전부 추정치만 존재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또한 스트론튬 90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스트론튬 90은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 실험 뒤 발생하는 재 속에 존재하는 물질로 위험도가 가장 높은 방사성 핵종 중 하나다”며 “스트론튬 90이 음식물이나 공기를 통해 몸에 들어가면 골격과 치아에 축적되며 배출되는 속도가 대단히 느리다. 반감기도 28년으로 결코 짧지 않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전세계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며 “당장 다음 주에 오염수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관심이 적을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그 위험성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고 전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현재 약 110만 톤에 달하는 오염수가 저장돼 있고 하루 평균 170톤씩 증가한다. 도쿄전력은 2022년 말이 되면 더 이상 오염수를 보관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도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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