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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大企業’
‘COFFEE 大企業’
  • 이서하 기자
  • 승인 2020.03.09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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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기자의 맛집 탐방기 Episode. 1
모든 원두를 직접 로스팅 … 머신 커피 대신 ‘드립 커피’만 사용

에디터 김응민 (priestmin88@pharmnews.com)

COFFEE 대기업(大企業)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여름이었다. 친한 형이 운영하는 음악 스튜디오가 일산에 있어 방문했다가, 스튜디오 바로 앞에 괜찮은 커피숍이 하나 있는데 소개시켜 주고 싶다는 형의 말에 별생각 없이 찾아가게 된 것이다.

COFFEE 대기업은 ‘대기업’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였다. 당시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날씨였기에 나는 당연히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 그런데 함께 온 형이 “여기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데,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커피가 더 맛있으니 한 번 먹어봐”라고 권했다. 커피 맛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나였던지라 속는셈 치고 뜨거운 ‘대기업 Black’을 시켰다.

정갈한 나무 쟁반에 주문한 대기업 Black이 나왔다. 다소 작다고 느껴질만한 앙증맞은 잔에 커피가 담겨 있었다. 잔의 아랫부분엔 연한 베이지색의 커피가 4/5 정도 비율로 담겨 있었고, 나머지 1/5에는 하얀색 크림이 있었다.

속으로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 더운 여름날에 뜨거운 커피를 시킨담’이라는 불신과 함께 커피를 한 입 마셨다. 그 순간 신세계가 펼쳐졌다. 여태까지 수많은 카페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커피를 마셔봤지만, 단연코 이런 커피 맛은 처음이었다. 크림의 단맛과 커피의 알싸한 맛이 오묘하게 합쳐져 ‘단쓴단쓴’ 맛이 이어졌다.

평소에 너무 단 것은 좋아하지 않았기에, 내 입맛에 꼭 ‘맞는’ 커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입에 대는 순간, 위에 쌓여있는 달콤한 크림이 먼저 입으로 들어오고, 곧바로 그 밑에 가라앉아 있는 커피가 뒤따라온다. 그러면 입안에서 달콤한 크림과 씁쓸한 커피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렇게 10분도 안 돼 순식간에 커피잔을 비웠다. 그리고 곧바로 한 잔 더 주문하기 위해 메뉴판을 봤다. 그제야 메뉴판에 CAFE 대기업의 시그니처 메뉴가 3가지 종류(Black, White, Green)라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신중한 선택을 위해 사장님께 각각의 차이를 묻자, “커피는 같고 커피 위에 올라가는 시럽에서 차이가 있어요”라고 답했다.

시럽을 만들 때 Black은 흑설탕을, White는 백설탕을, 그리고 Green은 말차를 섞어 만든다는 것. 그러면서 “우리 매장은 모든 커피를 머신으로 뽑지 않고 직접 만드는 드립 커피를 사용해요” 라며 “원두도 제가 직접 로스팅하고 시그니처 메뉴에 올라가는 크림도 매일매일 직접 만들어요”라고 덧붙였다.

머신 커피와 드립 커피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는 나였지만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어디선가 백설탕보다는 흑설탕이 더 건강하다는 말을 들은 것이 떠올라 이번에도 ‘대기업 Black’을 주문했다.

두 번째 마신 커피였지만 맛은 똑같았다. 드립 커피를 썼다는 말을 들은 탓인지 오히려 처음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커피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을 하던 내게도 나만의 단골 카페가 생기게 됐다.

그 이후로도 COFFEE 대기업을 계속해서 여러 차례 방문했다.

스튜디오에 친한형을 찾아간다는 이유로, 데이트할때 일부러 카페 근처 맛집을 찾아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번 찾아가니 사장님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적도 있었다.

바로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를 시음할 수 있게 서비스로 주는 것. 커피를 잘 알지 못하는 나였지만, 시음 서비스를 줄때마다 “이번 커피는 이러저러한 원두를 사용해 볶아봤다”라는 사장님의 설명 덕분에 커피에 대한 지식도 늘고 맛있는 커피도 맛볼 수 있었다.

‘COFFEE 大企業’은 대기업이라는 이름처럼 거리마다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커피 브랜드는 아니지만 오히려 이곳에서만 맛볼수 있는 특별한 커피가 있는, 내 마음속의 진정한 ‘대기업’ 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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