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특히 31번째 확진자가 ‘슈퍼전파자’가 되며 대구‧경북 지역의 감염 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때문에 선별진료소를 찾는 인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 인력의 피로감이 가중되는 한편,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진료소 내 2차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에 고양시가 ‘해결책’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안심카 선별진료소’다. 이에 팜뉴스 취재진은 지난 28일,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해당 진료소를 찾아갔다.

사진: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입구
사진: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입구

고양시에서 운영하는 안심카 선별진료소는 덕양구 주교 제1 공영주차장 일부를 폐쇄해 마련돼 있었다. 주차장 입구에는 ‘코로나-19 고양 안심카(car) 선별진료소’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또한 진료소 담장에 걸려있는 ‘시민 여러분 힘내세요!’, ‘코로나19, 극복합시다’ 라고 적혀있는 고양시의 플랫카드도 눈에 띄었다.

기자가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각은 오전 9시 30분. 진료 시작 시작은 오전 10시부터였지만 이미 해당 진료소를 찾은 차량이 입구 밖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안내자는 입구에서 교통 통제를 하며 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었다.

안내자는 한 방문자에게 “거주지가 어떻게 되느냐”라고 질문하자,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내자는 “죄송하지만 관할 지역 주민만 진료소를 이용할 수 있다. 의약품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방문자는 “어제 뉴스 기사를 보고 안심이 돼, 아침부터 차를 몰고 왔는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고 되물었지만, 안내원은 “죄송하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입구를 지나 주차장 내부로 들어오니 진료소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안심카 선별진료소는 ‘ㄷ’자 형태의 모양이었다. 진료소 내부에는 임시 천막들이 설치돼 있었고,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고양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진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진료순서는 안내-문진-검진-검체의 4단계로 이뤄졌다. 각각의 지점마다 설치된 임시 천막에는 크게 해당 지점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각 지점과의 거리는 수 미터에 불과했다. 또한 천막 아래에는 전신을 방호복으로 감싼 의료진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사진: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풍경
사진: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 풍경

이윽고 10시가 되자, 대기하던 차량들이 순서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진료는 방문자들이 차량 안에서 문진표를 작성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문진표 작성이 끝나면, 방문자는 차에 탄 채로 운전석 창문만을 내려 의료진과 문진을 진행했다. 문진 내용은 방문자의 해외 여행력과 확진자 이동 경로 접촉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문진을 마친 방문자는 차를 앞으로 이동시켜 ‘검진’ 천막에 정지시켰다. 이곳에서는 의료진이 방문자의 체온 확인과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행해졌다. 만약 이 과정에서 검체 채취가 필요치 않다고 판단되는 방문자의 경우, 검체 천막을 지나쳐 그대로 진료소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검체 채취가 필요한 방문자는 이전 단계와 마찬가지로 차에 탄 채 ‘검체’ 천막으로 이동했다. 차량이 해당 지점에 도착하자 의료진은 열려 있는 운전석 창문을 통해 방문자의 검체를 채취했다. 이렇게 채취된 검체는 천막 내 수거함에 곧바로 보관됐다.

사진: 검체 채취 과정
사진: 검체 채취 과정

이렇게 검체 채쥐까지 마치게 되면 방문자는 추가 작업 없이 해당 진료소를 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방문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행됐다. 검사에 소요된 시간은 채 10분이 넘지 않았다.

마치 커피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실시하고 있는 ‘드라이브스루’ 모습 그대로였다.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란 상점을 이용할 때 고객이 차에서 내리거나 주차하지 않고, 차에 탄 채로 물건을 구입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현장에서 만난 이재준 고양시장은 “최근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우려가 커,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며 “그로 인해 검사 대기시간이 매우 길어졌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진료소를 운영할지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의료진과의 회의를 통해 이와 같은 방법을 고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짧은 검사시간 덕에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며 “그저께(2/26)는 70명, 어제(2/27)는 370명 정도가 방문했다. 금요일인 오늘과 주말에는 방문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양시에 위치한 다른 선별진료소의 경우, 진료 및 검체 채취 시간은 약 2시간이 소요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해당 진료소 관계자는 “방문자의 검체를 채취하면, 환복과 방역 작업을 해야 하므로 최소 30분 이상이 소요된다”며 “떄문에 모든 방문자에 대한 즉각적인 검사가 어려워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고양시의 안심카 선별진료소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의료계 한 전문가는 “안심카 선별진료소는 진료 시간을 단축한 것 외에도 감염 확산을 방지한다는 것에 있어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해당 진료소 방문자들이 차량 내부에서만 머무르기 때문에 방문자 간 2차 감염의 위험성이 적다. 가히 혁신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지역 주민만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이용할 수 있는 것에 대해 팜뉴스 취재진은 고양시 관계자에게 추가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연균 고양시 대변인은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있었다”며 “오전에 몇몇 분들을 돌려보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부분을 즉시 수정해 지금은 지역 주민은 물론, 김포‧파주 등 인접 지역에서 오는 방문자들도 모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에도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며 “또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덕양구 외에 일산구 내에도 이와 같은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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