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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와 달라진 것 없는 ‘인공투석 환자’ 대응책
메르스 때와 달라진 것 없는 ‘인공투석 환자’ 대응책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2.2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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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환자...대규모 집단 전파 우려↑
전문가, “투석환자들에 대한 감염 대응책 필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증가하는 가운데, 전문가 사이에서는 ‘혈액투석’ 환자에 대한 감염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환 특성상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수년간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표-1. 코로나-19 중증 폐렴환자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 출처: Lancet 논문]
[표-1. 코로나-19 중증 폐렴환자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 출처: Lancet 논문]

최근 중국 연구진이 코로나-19 중증 환자 52명에 대한 연구결과를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중증 환자 중 61.5%인 32명이 입원 1달(28일) 안에 사망했다. 또한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 21명이 만성질환(40%, chronic diseases)을 앓고 있었다.

국내 사망자의 역시 대부분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사망자 중 5번째 환자의 경우,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던 것.

익명을 요구한 신장내과 전문의는 “만성신부전 환자는 중증감염이 있어도 발열과 같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유는 발열을 유발하는 병리기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질병의 진단 시기가 늦어지고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혈액투석 과정에서 이뤄지는 수혈이나 투석막, 바늘, 카테터 등의 의료기기 사용 빈도가 높으므로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혈행성 감염에 대한 위험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혈액투석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된다면 그에 따른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장투석이 필요한 환자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만약 투석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함께 치료를 받던 환자들, 보호자들, 그리고 의료진까지 모두 집단격리돼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람을 어느 장소에 어떤 방식으로 격리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대비책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액투석 치료는 폐쇄된 공간에서 환자 간 간격이 매우 가까운 상태로 이뤄진다”며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다면 매우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방역에 최대한 신경 쓰고 있다. 내원하는 투석환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고 토로했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생명유지를 위해 일주일에 총 3번, 1회당 4시간가량이 소요되는 혈액투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인공투석 설비를 갖춘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고, 때문에 자택 격리가 불가능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투석환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실제로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수도권의 S 내과의 경우, 지난 24일부터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 S 내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면역력이 저하된 혈액투석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2월 24일부터 2주간 한시적으로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지적이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이미 제기됐다는 것.

지난 2015년,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에 총 100명이 넘는 혈액 투석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때문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는 투석실 중심의 대량감염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진료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메르스 사태 당시, 진료지침을 통해 보건당국에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거점 인공신장실’ 구축 ▲자가격리자 투석을 위한 의료기관까지의 왕복 이동 수단 및 인공신장실 방역장비 제공 등을 건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보건당국의 대응은 안일한 모양새다.

최근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지침(제6판, 지자체용)’에서 혈액투석 환자에 대한 지침은 전무한 상태다.

또한 지난 25일 남양주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경우, 평소 간 질환과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해당 환자가 혈액투석을 받았을 경우, 앞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점.

이에 남양주시 관계자는 “아직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어떠한 내용도 답할 수 없는 상태”라며 “역학조사에 대한 결과는 이번주 내로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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