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오랫동안 예방주사를 뜻했다. 실제로는 입속에다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소아마비(폴리오)백신도 아주 일찍부터 존재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백신하면 주사를 생각했다. 그리고 백신으로는 예방을 하는 거지 치료는 불가능한 약이라는 인식이 있었다.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이후 80년대에 우리 사회에 컴퓨터에 악성코드가 감염된 것을 초기에 생물체에 빗대어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다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감염된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찾아 기능을 정지시키거나 제거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컴퓨터
새해 갑진년을 맞이해 다양한 결심을 세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본인의 병원에도 새해를 맞아 탈모 치료를 결심하고 진료실에 방문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30 세대의 젊은 탈모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단순히 미관적으로 모발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서 탈모로 인한 다양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심리적 영향 끼칠 수 있는 남성형 탈모, 의학적 방법으로 빠른 치료 권고이미 진행된 남성형 탈모 환자에서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털의 성장기가 짧아지면서 앞머리에서 정수리까지 정상적 굵은 머리카락 대신 가늘고 탈
장기요양보험은 몸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자택에서 방문 요양 또는 방문 간호를 받거나 요양원과 같은 시설에 입소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장기요양등급을 받게 되면 각 등급에 따라 요양보호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몸이 편치 못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신청 과정에서 의사 소견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문제는 많은 분이 의료기관을 방문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몸이 안 좋다는 것이다. 예전 재가센터와 간담회때 그런 분들을 위한 왕진 요청 얘기가 있어 거동이 힘든 와상인 분들의 경우는 우리 병원에서 직접
치매 환자가 가정을 떠나 요양병원에 오게 되는 계기는 대개 크게 두 가지이다. 폭력적이거나 또는 용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억력이 떨어져서 오는 문제는 어찌 보면 가정에서 돌보지 못하게 되는 사유 중에는 하위 목록에 해당한다고 본다. 우리 병원에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오시는 분들이 왕왕 있다. 이 분들의 삶이 워낙 극적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얼마 전에 임종하신 김 할아버지의 경우도 그러하였다. 김 할아버지는 키가 크고 건장하였다. 80이 넘은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소
20년쯤 전에 있었던 일이다. 선배가 부친상을 당하여 문상을 갔었다. 집안 어른이 아닌 분의 문상은 처음이었다. 잘 모르면 물어보기라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약간의 분위기 파악을 하면서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방명록도 처음 써보고, 생각해보니 부조금을 준비하지 못해서 한쪽 구석에서 부랴부랴 봉투에 돈을 넣는데, 한 분이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다. ‘젊은 친구,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으니 내 알려줄게. 돈을 넣을 때는 앞뒤를 섞지 않고 차곡차곡 정리해서 하는거에요.’ 1초의 멍한 시간이 흐르고 아 네, 하고는 말씀대로 돈을 정리
한국인들은 문화적인 특성 상 좌식생활이 익숙하기 때문에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 등의 자세로 무릎 연골이 약해지기 쉽다. 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증상 초기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 이내 증상이 가라앉아 보존적인 치료로도 개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하지만 중기로 갈수록 가만히 있어도 뻐근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말기에는 조금만 걸어도 관절 통증이 심하며 연골이 닳은 상태이기 때문에 다리 모양이 O자 형태로 변형돼 뒤뚱뒤뚱 걷게 될 가능성도 크다.따라서 관절이 많이 닳은 중기이고 통증이
충치는 여러 구강질환 중에서도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충치는 구강 내 남은 음식물이 균과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산에 의해 치아가 손상되는 질환이므로, 식후 바로 양치질을 꼼꼼하게 하고 치과 정기검진, 스케일링 등의 기본적인 관리만 해도 예방할 수 있다.하지만 많은 현대인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치아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충치를 제때 발견하지 못하고 상아질, 치수조직 등이 손상된 이후에야 질환을 발견하게 되는데, 치수조직이 손상되었다면 신경치료를 진행해야 한다.신경치료는 감염, 손상된 치아 내부 조직을 말끔하게
그리스 신화에는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가 있다. 이 신은 앞머리는 길지만, 뒤통수에는 머리카락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기회 역시 나타났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으나 지나가고 나면 다시 붙잡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간경화 환자는 손이 많이 간다. 복수 관리도 해줘야 하고, 부종도 신경을 써줘야 한다. 간질환에 동반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도 힘이 들고, 의료진도 힘이 많이 든다. 의식이 명료하기에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심하고, 현실적으로 회복 가능성도 간이식 이외는 없어서 암 만큼이나 나쁜 병이라고 생각
얼마 전 아버지가 필자의 병원에서 입원하였던 적이 있었다. 1년간 총 네 번의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평생 건강히 지내시다 생긴 갑작스러운 변화에 가족 모두가 적잖게 당황을 했다. 가장 큰 수술은 암 수술이었다. 건강검진으로 발견하고, 원격 전이 전에 수술하여 병소를 절제할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일이었다. 진단에서 수술 결정까지, 그리고 수술 전 검사 과정은 참 복잡하였다.하루에 검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수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하였고, 시간 맞춰 가더라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하루는 매번 두 분만 가는 것이
출근하자마자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원장님, 환자가 숨을 안 쉬어요!” 병동으로 가서 환자를 진찰해보니 이미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을 원하지 않는다는 보호자의 의사 표시가 있었던 분이었다. 보호자에게 전화로 현재 상황을 말씀드렸다. 30분 후 도착한 보호자 앞에서 사망 선언을 하였고, 환갑이 넘은 보호자 부부는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어떤 위로의 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힘들지 않게 가셨다는 말을 뒤로하고 방을 나왔다. 서류를 정리하면서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마음 한구석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