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PEC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펜타닐 규제를 위한 공조 방안이 다뤄질 만큼 미국 사회에서 ‘펜타닐 중독’은 심각한 문제이다. 미국에서 ‘펜타닐 남용’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아직 획기적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작년 10월 University of Houston의 Therese A. Kosten 교수 연구팀이 Pharmaceutics 2022, 14(11), 2290에 발표한 논문(An Immunconjugate Vaccine Alters Distribution and Reduces the Antinociceptive, Beh
우울증 신약 스프라바토와 오벨리티는 지금까지 나왔던 약물과 많이 다르다. 작용 기전이 다르고, 속효성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스프라바토는 기존의 약물을 투여해도 우울증이 완화되지 않는 환자와 자살 충동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게 적용하도록 승인을 받았다. 오벨리티도 기존의 우울증 약물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대부분의 우울증 약물은 모노아민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모노아민은 신경전달물질 중에서도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들을 묶어서 말한다. 뇌에서 모노아민이 부족하여 모노아민 신경의 소
지금 사용되는 주요 항우울제들 다수는 1990년을 전후로 승인을 받은 약물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이렇다 할 신약이 거의 나오지 않다가 긴 가뭄을 끝내고 최근 몇 년 사이에 몇 가지 항우울제들이 승인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올해(2023년) 9월에 FDA 승인을 받은 엑수아(성분명: 게피론)는 우울증 약물의 대명사로 알려진 프로작에서 진일보를 이룬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울은 건강한 감정 표현의 일부이지만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치료를 위해 항우울제를 투여하는 근거는 우울증이 뇌의 신경계에서 작용하는 화합물의 양적
“유명 배우 OOO 씨, 마약 투약 의혹…”이라는 기사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아침이다. 우리 사회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마약중독’이라는 늪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람의 의지만으로 죽음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마약의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여러 차례 강조하였지만 ‘마약중독’은 신경생물·화학적 병변이 있는 만성질환이다. 로봇에 비유하자면, 입력-통합-반응의 알고리즘과 회로가 망가진 상태이다. 겉이 멀쩡하고 통상적 행동도 다르지 않
들어가며필자는 핀란드에서 회사생활을 했을 때 신경계 질환에 대한 연구를 했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신경계 질환 중 대표는 알츠하이머 병이다. 퇴행성 병리과정을 거쳐 인지능, 기억력 저하 증상이 생기며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질환이다.그런데 최근 2-3년 구강내 세균이 알츠하이머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치은염을 유발할 수 있는 Porphyromonas gingivalis이 염증을 유발하면 뇌혈관장벽(Brain-Blood Barrier)를 느슨하게 하고 말초의 베타아밀로이드의 뇌내유입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J Neu
최근 마약하고 있는 형을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동생, 약에 취한 아들을 보면서도 치료 방안이 없어서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사연을 실은 뉴스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마약 중독을 '개인의 의지'나 '잡아 가두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음은 이미 드러났고, 심리치료나 행동치료도 한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지난 8월, 미국 NIDA(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News Release'에 JAMA Network Open의 연구 논문을 인용한 기사가 실렸다.2021년 18세 이상 미국인 250만명이 아편류 사용장애(Opioid
산후우울증 약물 두 종이 나왔다. 브렉사놀론(상표명: 줄레쏘)이 2019년에 허가를 받았고, 경구 투여가 가능한 주라놀론(상표명: 주루주베)이 올해 허가를 받았다. 이들은 최초로 허가 받은 산후우울증 약물들이며, 산후우울증 외의 다른 우울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산후우울증은 출산과 직접 관련되어 발병하는 우울증이다. 출산 후에 대부분의 산모는 불안과 우울, 무기력을 일시적으로 느끼지만, 5~10명 중의 한 명은 강도 높은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우울증을 경험한다.몇 가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산후우울증의 발병이 높은 편이다. 출산
몸에 힘이 없다. 사무실에서 집중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눈도 좀 침침한 것 같고. 현대인과 만성피로는 동의어라고는 하지만 이정도의 피곤함이라면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니다. 불안감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드디어 나한테도 노화가 온 걸까?글쎄, 오늘 이렇게 피곤한 건 분명 어제 밤늦게까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본 탓일 테지만, 어느새 노화 때문이라고 단정짓고서는 이렇게까지 노화가 빨리올 수 없다고 슬퍼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열심히 검색해본다. 또 쓸데없는 지출을 한다는 죄의식이 살짝 들지만,
나는 어려서 기독교에 입문하여 전통적 제사 의례와 조상에 대해 다른 인식을 지니고 있지만 매년 조상 묘의 벌초에는 빠지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 올해도 예년처럼 벌초를 다녀왔다.제주를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추석 명절에는 못 가더라도 벌초에는 빠짐없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인식에 더하여 어머니 생전에 다하지 못한 효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송함이 나를 깨워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설프게 어머님과 이별하고 벌써 일곱 번째 벌초이다. 시간의 흐름으로 마치 새 옷이 낡아 가듯 고운 잔디로 입혔던 어머님의 묘도 퇴락해 가고 있는데, 어
한국 갤럽의 2019년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성인 10명 중의 두 명이 탈모로 고민하며, 그들 중의 절반은 자신의 탈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인구 대비 확대 해석하여 1천만 탈모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의학적으로 근거있는 통계치가 아니더라도,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음은 분명하다.탈모를 치료하는 약이나 방법은 많지 않다. 탈모 치료제로서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두타스테리드가 있다. 이들은 모두 남성형 탈모제로 개발되었다.최근 두 종의 약물 올루미언트와 리트풀로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아서 탈모약으로 추가되었